평년 기온을 웃도는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주요 맥류 후기 생육에 관심이 쏠린다. 보리는 최근 수년간 재배면적이 줄고 이상기상 영향을 크게 받으면서 생산량이 꾸준히 감소했다. 밀은 최근 5년간 연평균 생산량이 3만7591t에 그치는 등 생산 목표치와 정부 매입량을 채우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됐다.
농촌진흥청은 2월 중순∼4월 중순 이상고온으로 밀·보리에 병원체가 침입할 수 있는 환경이 지속됐다고 15일 밝혔다. 병원균은 기온이 더 오르는 4∼5월부터 활동이 더욱 왕성해지므로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는 게 농진청 설명이다.
농진청이 강조한 병은 밀·보리 출수기 전후에 나타나는 붉은곰팡이병·껍질마름병·잎집눈무늬병·위축병(BYDV)이다.
특히 붉은곰팡이병은 최근 이상기후가 반복되면서 과거 10년에 한번 발생하던 병이 매년 나타나는 추세다. 이 병에 걸리면 낟알이 암갈색으로 변하고 알이 차지 않는다.
농진청 측은 “물 빠짐길(배수골)을 정비해 재배지 습도를 낮추고, 비 예보가 있으면 미리 약제를 살포해 병 침입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껍질마름병은 최근 밀에서 피해가 많이 나타난다. 이삭 팬 후 낟알 껍질이 짙은 갈색으로 변하고 심하면 잎이 갈라진다. 아직 등록 약제가 없어 우량 종자를 사용하고 식물 잔재를 제거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잎집눈무늬병과 위축병도 요주의 대상이다. 잎집눈무늬병은 줄기 아래쪽에서 병징이 확인되면 등록 약제로 방제한다. 치료제가 없는 바이러스병인 위축병은 매개체인 진딧물 방제에 나서야 한다.
박향미 농진청 국립식량과학원 작물환경과장은 “이른 봄 고온과 잦은 비로 밀·보리 병해 발생 양상이 달라졌다”면서 “초봄에 감염된 병 피해가 심해지지 않도록 꾸준히 살피고 제때 방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채원 기자 chae1@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