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관세 정책이 바뀐 지 두달도 채 지나지 않아 또다시 개편됐다. 이번 조치로 북미 대상 수출 트랙터의 평균 관세율은 종전 대비 7∼8%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파악됐다.
트랙터 수출업계는 극심한 피로감을 호소하면서도 추가 관세 인상을 막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자국으로 들어오는 외국산 트랙터에 대해 지난해 4월5일을 기점으로 보편관세를 부여했다. 이전까지 한국산 농기계 관련 제품에 대한 미국 측 관세는 세계무역기구(WTO) 양허세율 적용에 따라 0%였다. 이후 미국은 거의 석달 간격으로 관세 정책을 계속 바꿨다. 한국산 트랙터를 둘러싼 관세체계도 최소 세차례 변경된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 정부는 2일(현지시각) 발표한 대통령 포고문과 팩트시트를 통해 철강·알루미늄·구리 파생제품에 적용되는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 부과 방식을 개편했다. 이에 따라 미 동부 시간 기준 6일 0시1분부터는 기존의 함량가치 산정 의무를 폐지하고, 완제품 가격을 기준으로 관세를 일괄 부과하는 방식으로 전환됐다.
관세청에 따르면 종전 미국은 제품 내 철강·알루미늄·구리 함량 부분엔 50%의 품목관세를 적용하고, 나머지 비함량 부분엔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한 글로벌 관세 10%를 부과했다.
이 조치로 제품에 포함된 철강·알루미늄·구리 총중량이 전체 중량의 15%를 밑돌면 품목관세를 부과하지 않고 글로벌 관세 10%만 부과한다.
관세 정책 개편으로 철강·알루미늄·구리 비중이 낮은 국내 식품·화장품 수출업계는 한숨을 돌렸다는 반응이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종전엔 포장재·용기에 포함된 미량의 철강·알루미늄·구리 함량까지 일일이 산정해 신고해야 했지만, 새 조치로 해당 제품군들은 함량 산정 의무가 없어져 기업들의 행정 부담이 완화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철강·알루미늄·구리 비중이 15% 이상인 제품군은 상황이 정반대다. 미 대통령 포고문에 따르면 트랙터·냉장고·에어컨·변압기 등은 함량 가치를 구분할 필요 없이 25% 관세가 부과된다. 글로벌 관세는 적용받지 않는다.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 관계자는 “포고문 발표 전 업계 평균 신고 관세율이 17∼18% 수준이었지만 개편으로 25%가 일괄 적용되면서 관세 부담이 다시 증가했다”며 “‘무역법 301조’ 기반의 추가 관세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대동·TYM·LS엠트론과 함께 관세 면제나 추가 조치에 신중해달라는 의견서를 15일 미국 무역대표부(USTR) 누리집을 통해 제출했다”고 밝혔다.
농기계업체 관계자는 “2025년 4월 이후 미국 관세 정책이 수시로 바뀌고 일일이 대응하느라 피로감이 극에 달했다”면서도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관세 환급 신청 등 시행할 수 있는 모든 대응책을 검토하는 중”이라고 했다.
조영창 기자 changsea@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