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개혁인가.” “선거제도보다 조합과 조합원을 위한 실질적인 개혁방안을 제시하라.”
한국종합농업단체협의회는 20일 국회에서 ‘농협중앙회장 선출 방식 재논의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농협중앙회장 조합원 직선제 도입과 관련해 농업계의 충분한 공감대와 검토 없이 진행되는 일방적인 제도 개편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노만호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장은 “농협개혁을 명분으로 진행되고 있는 논의가 과연 무엇을 위한 것인지 다시 한번 근본적으로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진정한 농업개혁의 핵심은 선거제도를 바꾸는 데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이대로라면 농업현장이 절실하게 요구하는 과제들이 뒤로 밀리고, 정작 필요한 개혁은 논의의 중심에서 벗어날 수가 있다”고 지적했다.
농협중앙회장 선거제 개편엔 보다 신중한 접근을 요구했다. 이진희 한국생활개선중앙연합회장은 “선거제도 개편 논의는 아직 충분한 시간이 남아 있는 사안인 만큼 보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현장의 의견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되면서 농협개혁이라는 중대한 과제가 선거제도에 가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장에는 혼란과 우려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으며, 농업계 내부에서도 갈등과 균열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꼬집었다.
권력 구조문제도 지적했다. 이들은 “직선제를 통해 선출된 농협중앙회장의 위상과 영향력은 기존보다 강화될 수밖에 없다”며 “이는 또 다른 형태의 권력 집중으로 이어지고 농협의 정치화를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어 “결국 제도 취지와 실제 결과가 정면으로 배치되는 모순에 이르게 된다”고 주장했다.
감사위원회 설치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최흥식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장은 “기존 농협중앙회 감사위원회와 조합감사위원회 기능을 분리해 별도의 특수법인 형태로 농협감사위원회를 설립한다면 협동조합의 자율성과 정체성이 심각하게 훼손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일반적인 조직체계와 입법체계를 무시하고 독립적인 감사기구를 두겠다는 것은 대놓고 농업협동조합의 관치화를 추진하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논의가 농협개혁의 본질을 벗어나고 있음을 강조했다. 김향숙 한국여성농업인중앙연합회장은 “농협개혁은 단순히 선거 방식을 바꾸는 것으로 완성될 수 없다”며 “진정한 개혁은 지역 조합과 조합원에게 실질적인 권한과 역할을 되돌리고 협동조합 본연의 기능인 경제사업을 강화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과제로는 농가수취가격 인상과 계통구매 단가 현실화를 통한 영농 생산비 절감이 제시됐다.
한종협은 “선거제도 개편은 농업현장과 농협, 농업계의 의견을 폭넓게 청취하고 신중한 검토와 공감대 형성이 전제돼야 한다”며 “이런 과정이야말로 농협개혁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날 ‘농협중앙회장 선출 방식 재논의 촉구 건의서’를 더불어민주당 전국농어민위원장인 문금주 의원(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에게 전달했다.
김소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