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5월 중 가축분뇨 발효액(액비)의 양분 함량 기준 상한선이 현행 0.3%에서 0.2%로 낮아진다. 가축분뇨 액비의 비료 인정 범위가 넓어지는 것이다. 경축순환농업 활성화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농진청, “5월 중 비료 전문위원회 거쳐 관련 고시 개정”=농촌진흥청은 23일 전북 전주 농진청 본관에서 ‘가축분뇨발효액 공정규격 개정안 이해관계자 협의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농진청은 가축분뇨 액비의 질소(N)·인산(P)·칼륨(K) 성분 합계 기준을 현행 ‘0.3% 이상’에서 ‘0.2% 이상’으로 하향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협의회엔 정부·생산자단체·학계·농가 등이 참석했다.
김상경 농진청 차장은 “협의회는 앞서 16일 전문가 회의에서 마련한 조정안에 대한 현장 의견을 듣는 마지막 의견수렴 단계”라며 “5월 중 비료 전문위원회에 관련 안건을 상정하고 관련 고시 개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동 전쟁으로 인한 불안정한 비료 수급에 대응하고 국내 축분 자원순환 확대라는 두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도록 비료 전문위 상정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했다.
김 차장 말대로 농진청이 고시 개정을 완료하면 비료공정규격 기준은 2010년 이후 16년 만에 처음으로 완화된다.
◆생산자, “비료 효과 저하와 사용량 과다 부작용 크게 없을 것”=학계와 생산자단체는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기준 상한선을 0.1%포인트 낮추더라도 비료효과 저하문제와 사용량 과다에 따른 부작용은 크게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20년 넘게 가축분뇨 액비를 사용해온 농민 A씨는 “액비순환시스템에서 나온 액비를 사용하면 냄새 민원도 없고 벼 생육도 우수하다”며 “1200평(3967㎡) 기준 액비 30t을 사용하는데 기준이 0.2%로 낮아지더라도 실제 사용량에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생산자단체 관계자 B씨는 “공정규격 기준 완화의 핵심은 냄새 민원을 줄여 수요처를 확보하는 데 있다”며 “0.2%는 최소 기준일 뿐 함량을 낮추고 액비를 과도하게 뿌릴 이유는 없다”고 했다.
◆학계, “저품질 액비 걸러내고 토양 컨설팅 도입해야”=개선과제가 남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생산자단체 관계자 C씨는 “현재 시비처방서상 액비 권장량은 실제 농가에서 필요한 양의 6분의 1에도 못 미친다”며 “시비처방량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시비처방서 유효기간 연장 요구도 있다. 전남도 축산정책과 관계자는 “토양검사에만 15일 이상 소요되고 기상 변수도 큰데 현행 2개월 유효기간은 지나치게 짧다”고 토로했다.
다만 저품질 가축분뇨 액비를 걸러낼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학계 전문가 D씨는 “저품질 가축분뇨 액비를 걸러낼 관리시스템과 농가의 토양 양분 불균형을 관리해줄 전문 토양 컨설팅 도입, 작물별 사용 매뉴얼이 함께 마련돼야 선진적인 경축순환을 이룰 수 있다”고 제언했다.
전주=김보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