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 주소 입력하고 작물·비종을 선택하면 ‘토양 비료사용 처방서’가 뚝딱 나오니 너무나 편리하네요.”
23일 강원 횡성군농업기술센터 1층 로비. ‘농가 맞춤형 비료사용처방기’를 직접 사용해본 오이 재배농가 홍순갑씨(55)는 즉석에서 인쇄된 토양 비료사용 처방서를 받아들고 감탄사를 연발했다.
홍씨가 2800㎡(847평) 규모 오이 시설하우스에 필요한 비료 처방을 받는 데 횡성군농기센터에 들어선 뒤 1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처방서엔 밑거름으로 혼합가축분퇴비 107포대(이하 20㎏들이), 복합비료 ‘슈퍼21’ 5포대가 추천 사용량으로 기재돼 있었다. 웃거름으로는 ‘18-0-16(기존처방비종)’ 7포대가 제시됐다.
횡성군농기센터가 전국 최초로 개발·설치한 농가 맞춤형 비료사용처방기가 화제다. 횡성군농기센터는 농지의 지번 주소와 재배작물을 입력하면 토양 비료사용 처방서가 곧바로 출력되는 키오스크를 최근 개발해 센터 내에 설치했다.
농가들에 따르면 농촌에선 영농철 비료 사용을 앞두고 지역 농기센터에서 자신의 토양에 맞는 비료사용 처방서를 발급받는다. 그런데 신청이 한꺼번에 몰리다보니 결과를 받기까지 최장 한달가량 소요돼 정작 영농활동엔 적용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는 불만이 제기됐다. 토양의 일부를 직접 떠서 갖다줘야 하는 불편도 컸다.
그러나 횡성군농기센터는 사전에 구축한 토양 데이터베이스(DB)를 활용해 기기를 통해 즉석에서 발급받는 형태로 바꿨다. 횡성군농기센터는 공익직불제 이행 점검을 위해 2023년 11월부터 기본형 공익직불금 신청농가를 대상으로 토양을 채취·분석했고 지난해 기준 기본형 공 익직불금 신청농가 7589곳 가운데 80.7%(6128곳) 필지의 토양 상태를 전산화했다.
곽기웅 횡성군농기센터 소장은 “센터 내 토양검정을 담당하는 과학영농팀 인력이 15명으로, 다른 곳(2∼3명)보다 5배 이상 많다”면서 “이를 활용해 농촌진흥청이 운영하는 토양환경정보시스템 ‘흙토람’과 연계한 비료사용 처방서 자동 발급기를 지난해말 센터 자체 예산으로 개발하기 시작해 올해 시제품을 선보이게 됐다”고 밝혔다.
농협도 횡성군농기센터의 노력에 발을 맞추며 보급 확대에 힘을 보탰다. 횡성군농기센터는 올 6월엔 횡성지역 농협 자재판매장 한곳에 시범 설치하고 내년부터는 지역 내 모든 농협 자재판매장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횡성지역 애호박농가인 이태형씨(57)는 “농협 비료판매장에 비료사용처방기가 설치된다면 처방서에 적힌 만큼의 비료를 곧바로 구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농협경제지주 관계자는 “정부 지침에 따라 각 지역농협에 지난해 월별 공급량 범위 내에서 비료를 공급 중이고,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한 무기질비료 가격보조 확대사항을 안내해 원활한 비료 수급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비료 판매 과정에서 작물별 적정 시비량을 농가들에게 우선적으로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횡성=조영창 기자 changsea@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