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이천에서 4만6281㎡(1만4000평) 규모로 벼를 재배하는 최병무씨(43)는 요즘 NH-OIL 농협주유소 간판을 보면 기분이 좋다. 고유가로 인한 스트레스를 그나마 해소할 수 있어서다. 최씨는 “농지 주변에 농협주유소 1곳을 포함해 주유소가 모두 4곳 있는데 트랙터용 면세경유 기준으로 농협주유소가 3곳 평균가격보다 1ℓ당 100∼200원 저렴하다”고 했다. 그는 “더욱이 다른 곳은 오전에 주문해도 당일 공급받는 게 쉽지 않은데 농협주유소는 주문 당일 바로 농작업 현장까지 배달해줘 무척 편리하다”고 말했다.
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고공행진 중이지만 농협주유소가 면세유를 시세 대비 낮은 가격에 편리하게 공급하면서 농가들이 크게 만족해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3월 한달간 농협주유소의 면세유 평균가격은 휘발유 1ℓ당 962원으로 집계됐다. 시장 평균가격(1114원)보다 13.6%(152원) 낮다. 등유(1223원)는 1.5%(18원), 경유(1196원)는 8.2%(98원) 저렴하다.
농협 자체 지원도 농가들의 유류비 부담을 더는 데 한몫했다. 농협중앙회는 3월9일∼4월30일 250억원 규모의 농업용 면세유 유가보조금을 지원했다. 지원단가는 1ℓ당 휘발유 60원, 경유 180원, 등유 450원이다. 최근 2개년 구매 실적을 기준으로 산정한 농가별 한도 내에서 지원 기간 내 농가 사용량에 따라 사후 돌려주는 방식이다. 농가는 6월 중 해당 지역농협의 별도 안내에 따라 ‘농업용 면세유 사용 농업(법)인 유가보조금 지원신청서(가칭)’를 작성해 농협에 제출하면 된다.
3월1일∼4월23일 농협주유소가 공급한 면세유는 14만9424㎘로, 전년 동기(11만7207㎘) 대비 27.5% 증가했다. 일부 지역농협도 이런 흐름에 동참했다. 이승형 경기 이천농협 주유소장은 “5월1일∼6월30일 두달간 이천농협 자체 예산을 투입해 면세유를 휘발유는 1ℓ당 100원(1인당 50ℓ 한도), 경유는 200원(1인당 300ℓ 한도)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카드 수수료와 배달비 등 고정비를 제외하면 사실상 남는 이익이 거의 없지만 오로지 농민만 생각하고 지원을 결정했다”고 했다.
정부는 2026년 제1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3∼9월 사용한 면세유에 대해 622억7300만원 규모의 유가연동보조금을 지원한다. 유종별로는 경유 522억8300만원(3∼9월 구매분), 난방유 93억9000만원(3·4·9월 구매분)이 배정됐다. 월별 평균 단가에 따라 1ℓ당 경유 기준 최대 138.4원, 등유 기준 최대 143.9원 내에서 차등 지원된다.
김주양 농협경제지주 농업경제대표는 “면세유를 저렴한 가격에 안정적으로 공급함으로써 정부 기조에 적극 부응하고 농가의 경영비 부담을 낮추겠다”고 밝혔다.
조영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