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협동조합법(농협법)’ 졸속 입법 반대한다.” “자율성 수호한다.” “관치농협 반대한다.”
농축협 조합원·조합장 500여명이 4월28일 국회에서 ‘농협 자율성 수호 농민공동선언식’을 열고, 당정이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농협법’ 개정에 반대 목소리를 냈다.
이번 선언식은 정부와 여당이 ‘개혁’이라는 이름을 앞세워 농협의 자율성과 정체성을 훼손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데 대한 항의 표시로 진행됐다.
정부 농협개혁추진단의 의견을 담아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북 정읍·고창)이 대표발의한 ‘농협법 개정안’은 이날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안건으로 다뤄졌다. 이 과정에서 법안이 전체회의도 거치지 않고 법안소위로 곧장 회부되는 등 정상적인 절차를 벗어났다는 지적이 일었다.
참석자들은 농민공동선언문을 발표하며 ▲농협 자율성 침해하는 관치 감독 즉각 중단 ▲법적 안정성 해치는 독소조항 폐기 ▲농협중앙회의 자회사 지도·감독권 존치를 통한 협동조합 정체성 수호 ▲비효율적 독립 감사기구 신설안 철회 ▲무리한 농협중앙회장 조합원 직선제 변경 시도 중단 등 5개 사항을 국회에 요구했다.
오흥석 ‘농협법 개정 대응 비상대책위원회’ 공동비대위원장(경남 하동 지리산청학농협 조합장)은 “농협 구성원들은 농협을 향한 국민의 요구를 겸허히 수용하고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는 일에 소홀하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현장에 기반해 공론화 절차를 거친 진정한 개혁을 요구한다”고 했다.
광주광역시에서 원예농산물을 시설재배하는 한 농민은 “농협 바깥에 있는 이들이 ‘농협이 잘못됐다’며 개혁을 좌지우지하는 상황이 우스우면서도 슬퍼 새벽 5시에 출발해서 왔다”며 “대다수 농민은 정부와 정치권이 농협에 깊숙이 개입하려는 실상을 모르고 있다”고 답답해했다. 이어 “농협의 잘못된 부분을 도려내자는 데 어느 조합원이 반대를 하겠냐”면서도 “농민 의견을 충분히 듣고 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 영덕에서 상경한 김명란씨도 “일손은 부족하고, 빚은 늘고, 비료·농약값은 오르는 농촌 현실은 나 몰라라 하고 농협 구조를 바꾸는 데만 정신이 팔린 ‘보여주기식 개혁’을 그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농해수위 법안소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당정이 내놓은) ‘농협법 개정안’은 농업현장 목소리는 철저히 배제한 채 특정 세력의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농협 장악 시나리오’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김해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