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이 ‘낙하산’ ‘회전문 인사’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인사 추천 구조를 전면 개편하고, 인사권 독립 강화를 위한 자체 개혁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농협은 최근 임원 선임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임원후보자 추천기구 운영 개선안’을 마련하고 즉시 실행에 들어갔다. 이번 개선안의 핵심은 외부 견제 기능을 강화하고, 계열사 인사에 대한 중앙회의 영향력을 구조적으로 차단하는 데 있다.
우선 임원후보자 인사추천위원회에 참여할 외부위원 추천 기관을 기존 5곳(상급 농민단체 2곳, 대학교 3곳)에서 8곳(상급 농민단체 3곳, 학회 5곳)으로 확대한다. 동시에 복수 추천 방식을 도입해 인사추천위원회 구성의 다양성을 높였다. 복수 추천 방식은 인사추천위원회에 참여할 위원을 다수 추천 받아, 농협중앙회 이사회에서 논의를 거쳐 가장 적합한 인물을 지정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임원 후보자 공개모집, 심층 면접, 평판 조회 등을 통해 검증 절차도 한층 강화했다.
계열사 인사에 대한 중앙회 직접 개입도 원천적으로 차단한다. 농협경제지주 자회사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할 때 중앙회 소속 인사의 참여를 배제하고 사외이사 비중을 과반 이상으로 확대해 독립적인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한다. 또 경제지주 자회사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농업경제와 축산경제로 분리해 전문성을 강화할 방침이다.
농협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이번 개편안은 바로 시행에 들어갔으며, 중앙회는 2026년 상반기에 새로 선임할 사외이사부터 새 기준을 적용할 예정이다.
이광범 농협개혁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인사제도 개편을 시작으로 개혁위원회의 13개 권고 과제를 차질없이 이행해 나가겠다”며 “자체 개혁을 통해 농민과 국민에게 신뢰받는 조직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농협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개혁안이 실행되는 가운데 농협 안팎에서는 최근 국회에서 발의된 ‘농업협동조합법(농협법)’ 개정안이 농협 인사 등에 외부 개입을 지나치게 확대하는 방향으로 설정돼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개정안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금융위원장에게 인사추천위원회 위원 추천권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관치 회귀’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농협 자율성수호 비상대책위원회는 “인사의 객관성과 투명성 제고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그 방식이 정부 개입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외부 개입을 차단하기 위해 도입된 인사추천위원회의 취지를 훼손할 경우, 오히려 낙하산 인사의 통로로 악용될 우려가 있다”며 “정부가 인사에 관여하면서도 경영 실패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은 구조적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해대 기자 hdae@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