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를 원산지표시 대상품목에 포함하려면 음식점 유형과 적용 범위를 세분화해 단계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방법일 수 있다는 정부 연구용역 결과가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행정연구원은 올초 ‘농식품 원산지표시 제도 발전 방향 연구’ 보고서를 내놨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의뢰받아 지난해 7월22일∼12월18일 수행한 연구 결과다.
현행 ‘농수산물의 원산지표시 등에 관한 법률(원산지표시법)’ 시행령에 따르면 일반·휴게 음식점 등에서 원산지를 표기하는 농축산물은 모두 9종이다. 쇠고기·돼지고기·닭고기·오리고기·양고기·염소(유산양 포함)고기, 배추김치(배추·고춧가루), 쌀(밥·죽·누룽지), 콩(두부류·콩비지·콩국수)이 그것들이다.
보고서는 “원산지표시 대상품목에 우유를 추가하면 카페·음식점 영업자들이 원산지표시판 제작·수정 비용과 함께 다수 품목의 원산지를 관리해야 하는 부담이 발생할 것”이라면서도 “그로 인한 소비자의 선택권 보장은 화폐 가치로 환산하기 어려운 편익”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도를 적용할 때 ▲우유·가공품 등 품목 범위를 정하거나 ▲일반음식점·휴게음식점·위탁급식업 중 우유 사용량이 많은 곳에 도입하는 것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어 ▲커피·밀크티 등 음료에 생우유·멸균우유를 사용할 때로 한정해 적용하는 것도 내놨다.
이런 가운데 정부 역시 우유를 원산지표시 대상품목에 포함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농식품부 농축산위생품질팀 관계자는 “그간 낙농가와 소비자단체에서 관련 요구가 많은 상황에서 전문기관의 연구용역 결과가 나온 만큼 우유를 원산지표시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절차에 따라 진행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관련 단체와 관계부처 간 협의, 행정예고, 의견수렴, 규제심사 등이 선행돼야 해 구체적인 법령 개정 시점을 밝히긴 어렵지만 추진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보고서는 외국산 멸균우유 수입량이 국내 전체 원유 생산량에 견줘 큰 비중은 아니라면서도 최근 증가세를 고려하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24년 기준 국내 전체 원유 생산량 대비 멸균우유 수입량은 2.7% 수준에 그치나, 수입량이 2017년 3440t에서 2024년 4만8700t으로 7년새 14배 이상 증가한 만큼 현황을 꾸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미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