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을 볏짚 수거가 늦어지면서 동계조사료 파종이 뒤로 밀려 생육에 대한 우려가 컸습니다. 그런데 올 4월 비가 적절히 내리고 이후 맑은 날씨가 이어져 올해 생산량은 그럭저럭 평년 수준은 될 것 같습니다.”
7일 오전 경남 진주시 이반성면의 한 논. 푸른빛의 이탈리안라이그라스(IRG)가 무성하게 자라 있었다. 전체 50㏊ 규모로 이탈리안라이그라스를 재배하는 한우농가 한기웅씨(59)는 전날(6일) 수확작업을 개시했다. 한씨는 수확량의 90%를 자체 사육 중인 한우 700여마리에 먹인다.
한씨는 “중동 전쟁에 따른 이른바 ‘나프타 쇼크’로 인해 곤포 사일리지용 비닐 가격이 올초 1롤당 10만원선에서 5월초 14만원선으로 40% 껑충 뛰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장 비닐 수급이 중단된 것은 아니나 사태가 자칫 가을철까지 장기화한다면 벼 수확기에 비닐 공급난이 나타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파종기엔 종자값이 치솟아 시름이 컸다는 게 한씨의 설명이다. 2025년 하반기 50㏊에 파종할 종자를 구매하는 데 들어간 비용은 1200만원으로 전년(700만원) 대비 71.4% 급등했다.
5월 중순으로 접어들면서 전국적으로 동계조사료 수확에 속속 돌입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동계조사료는 이탈리안라이그라스가 전체의 80%를 차지하고 청보리·호밀·청밀 등이 나머지를 점유한다.
본지가 주요 주산지를 파악한 결과 생산량은 20% 증가에서 감소까지 지역에 따라 격차가 꽤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도 축산정책과 관계자는 “동계조사료 파종면적 4만6000㏊에서 75만9000t이 생산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는 전년 대비 20% 이상 많은 규모로, 생육기간 비가 자주 내리는 등 기상이 호조를 띤 결과”라고 말했다.
전북·충남도는 전년 수준의 생산량을 기대했다. 전북도 축산과 관계자는 “재배면적 2만7000㏊에 생산량 40만t 이상으로 올봄 파종에 신속히 나선 결과 생산량은 전년 수준과 엇비슷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충북도는 전년 대비 20% 감소를 예상했다. 충북도 관계자는 “지난해 가을장마 직격탄을 피하지 못해 생산량이 20%가량 줄어들 전망”이라면서 “동계조사료 부족분은 하계조사료 생산 확대로 보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역별 예상 생산량 편차가 큰 것을 놓고 현장에선 공신력 있는 통계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재차 나왔다. 축산업계 관계자는 “각 지방정부나 일선 축협을 통한 구두 점검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조사료 파종면적과 작황을 농민이 알 수 있도록 해서 수급불안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협경제지주 축산사료자재부 조사료팀 관계자는 “연초 제기됐던 우려보다는 작황이 양호하지만 5월말까지 수확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우 사육마릿수가 줄어든 데다 지난해 볏짚 대란에 따른 선제 조치로 외국산 조사료 물량이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늘어난 상태”라고 전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축산환경자원과 관계자는 “조사료 재배면적 등은 각 지방정부에서 자체 조사 중이고 내부적으로 파악한 작황은 축산생산자단체와의 회의에서 공유하고 있다”면서도 “올해 동계조사료 파종면적과 예상 생산량 수치는 알려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진주=김보경 기자 bright@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