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를 중심으로 발생하던 신종 구제역 바이러스가 중동을 거쳐 중국까지 진출하면서 국내 가축 방역망에 경고등이 켜졌다. 방역당국은 국경검역의 고삐를 한층 당기고, 지리적 취약농가를 중심으로 긴급 백신접종에 돌입했다.
농림축산검역본부 등에 따르면 구제역 바이러스 혈청형은 O형, A형, Asia 1형, C형, SAT 1·2·3형 7가지다. 2000년 이후 국내에서 발생한 구제역 바이러스 혈청형은 모두 O형·A형이었다. 세계적으로도 O형·A형이 가장 빈번하다.
그런데 SAT 1형 구제역 바이러스가 올 3월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와 간쑤성에서 확산한 것으로 최근 확인됐다. 동아시아에선 최초 발생이다.
문제는 국내 가축 사육농가들이 접종해온 백신은 O형·A형만 방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농림축산식품부는 13일 접경지역과 서해안지역 소·염소 등 반추류 동물을 대상으로 구제역 SAT 1형 백신접종 명령을 내렸다. 백신은 국내 첫 접종인 만큼 항체형성률을 높이고자, 연 2회 진행한 기존 백신 일제접종과 달리 4주 간격으로 2회 접종하도록 했다.
다만 지역별 위험도에 따라 접종 기간은 다르게 설정했다. 접경지역(인천·경기 북부권, 강원)은 1차 접종 기한이 5월31일까지다. 이 지역에선 4주 경과 후인 6월30일까지 2차 접종을 완료해야 한다. 방역당국은 럼피스킨·구제역 백신접종이 중복되는 시·군에 대해선 구제역 1차와 럼피스킨 백신을 같은 날 접종하도록 했다.
서해안지역(경기 서부권, 충남, 전북, 전남)은 9월30일까지 기존 구제역 O형·A형 백신과 SAT 1형 백신을 같은 날 1차 접종하고 4주 뒤 10월31일까지 구제역 SAT 1형 백신 2차 접종을 마쳐야 한다.
이런 가운데 공항 검역에서 구제역 바이러스 유전자가 포착돼 불안감이 고조됐다. 검역본부는 2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중국에서 입국한 여행객이 불법 반입한 순대·소시지에서 구제역 바이러스 유전자(O형)가 검출돼 즉각 전량 폐기하고 소독 조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적발된 축산물 2건은 공항 검역탐지견과 검역 전용 엑스레이(X-ray) 검색을 통해 확인됐다.
최정록 검역본부장은 “가축전염병 발생국을 방문할 때 현지 축산농가와 관련 시설 접근을 자제하고 입국 때 축산물을 절대 반입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전국한우협회 관계자는 “SAT 1형 바이러스는 지금껏 사용한 백신으로는 방어할 수 없는 유형인 만큼 농가에선 그 어느 때보다 경각심을 가지고 차단방역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보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