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하나로마트는 일반적으로 우리농산물만 판매하지만, 다문화가정이 많은 농촌에서는 수입 농산물을 일부 취급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렇게 판매되는 수입 농산물이 오히려 우리농산물 소비촉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끈다.
농식품신유통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농협하나로마트 수입 농산물 취급에 대한 소비자 인식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이같은 의견을 냈다. 연구원은 1년 이내 하나로마트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전국 소비자 1046명을 대상으로 수입 농산물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여기에 농민 235명을 포함해 농민과 비농민의 인식도 함께 비교했다.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하나로마트가 수입 농산물을 파는 데 거부감이 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설문 참여자의 74.5%는 하나로마트의 수입 농산물 판매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 중 52.4%는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수입 농산물을 취급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고, 22.1%는 국산과 외국산을 구분 없이 판매해도 된다고 했다.
농민도 65.2%가 수입 농산물 취급에 우호적이었다. ‘국내 미생산 농산물만 취급’은 44.2%, ‘국산·수입 구분 없이 취급’은 21.0%를 기록했다. 국산 농산물만 취급해야 한다는 농민의 비율은 22.3%였다.
보고서에선 하나로마트가 수입 농산물을 취급하지 않으면 오히려 국산 농산물 판매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시됐다. 하나로마트에서 수입 농산물을 팔면 우리농산물 판매 기회가 제한된다는 통념과 반대되는 주장이다.
구입을 원하는 수입 농산물을 하나로마트가 판매하지 않으면 앞으로 하나로마트를 이용할 의향이 있는지에 대해 ‘전혀 없다’와 ‘별로 없다’고 답한 이들은 모두 6.0%였다. 만약 이들 소비자가 그대로 하나로마트 고객에서 이탈한다고 가정하면 총매출이 7303억원, 농축산물 매출이 3564억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나로마트가 일반 대형마트에 비해 국산 농축산물 판매 비중이 6.4%포인트 높은 점을 고려하면 국산 농축산물 소비 감소액은 228억원으로 추정된다.
최소치로 가정해도 수십억원대 소비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입 농산물이 없으면 하나로마트를 전혀 이용할 생각이 없다고 응답한 소비자는 1.8%였는데, 이를 기준으로 추산한 국산 농축산물 판매 감소액은 68억원이다.
실제로 하나로마트에 원하는 수입 농산물이 없어 다른 유통업체를 방문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는 40.1%로 조사됐다. 이런 경험이 없는 소비자 가운데 인근에 다른 유통업체가 없어 방문하지 않았다는 응답자는 14.3%였다. 이들은 향후 유통 인프라가 확충되면 경쟁업체로 이탈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수입 농산물 판매가 국산 농산물 판매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수입 농산물을 매장 내에 구색 상품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다만 농협은 우리농산물을 우선해야 하는 만큼 무조건적인 수입 농산물 취급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보고서는 “취급 품목을 국내 미생산, 수급불안 품목으로 한정하고 국내 생산 품목은 원칙적으로 취급하지 않는 등 명확한 운영 기준을 먼저 세워야 한다”며 “농민단체나 국회 등 외부 이해관계자와 사전에 공감대를 형성하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