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은 재배과정에서 기계화가 어려운 대표적인 밭작물이다. 특히 수확작업은 사람 손으로 해야 하는 부분이 많아 재배농가의 고질적인 어려움으로 꼽혀왔다.
10일 경남 창녕군 남지읍의 한 마늘밭에선 이른바 마늘 콤바인, 즉 마늘 복합수확기가 선보여 관심을 끌었다. 농촌진흥청은 현장에서 ‘마늘 기계화 촉진을 위한 연구성과 현장 공유회’를 열어 마늘 재배 때 쓸 수 있는 농기계 15종을 공개했다. 이 중 주목받은 건 ‘자주식 인발형 마늘 복합수확기’다.
이 기계는 작물체를 캐낸 뒤 뿌리 흙을 털고 줄기를 잘라내 한곳에 모으는 기능을 갖췄다. 김병갑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 밭농업기계과장은 “벼를 수확하는 콤바인처럼 여러 공정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면서 “농가가 마늘 줄기를 절단기로 자르고 굴취기로 캐낸 뒤, 수집기로 수거해야 했던 것을 장비 하나로 끝낼 수 있다”고 말했다.
농진청에 따르면 마늘 재배 기계화율은 2024년 기준 66.1%다. 수확단계만 보면 59.7%로 더 낮다. 마늘 재배에 투입되는 전체 노동력(10a당 52시간) 가운데 63.5%(33시간)가 수확작업에 들어간다.
김 과장은 “마늘 복합수확기를 활용하면 노동시간이 10a당 1.5시간에 그쳐 관행 재배(33시간) 때보다 95% 이상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선 기대감을 피력하면서도 수확 후 저장성에 관한 우려를 제기했다. 창녕지역에서 3만3057㎡(1만평) 규모로 마늘농사를 짓는 이명락씨(61)는 “일반적으로 마늘을 수확할 때는 줄기를 절단한 뒤 뿌리를 굴취해 2∼3일 밭에서 말린 후 수거하는데 이 작업이 동시에 이뤄진다면 마늘에 수분 함량이 많아져 저장성이 떨어질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한 “마늘 복합수확기 시제품 한대당 가격이 9000만원 안팎이라는데 그 수준대로 판매된다면 농가가 개별적으로 구매하는 건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과장은 “농진청이 개발한 ‘저온·제습 차압송풍 예건 장치’를 함께 활용하면 저장성 우려문제는 해결할 수 있고, 향후 기술이 발전해 제품 양산체계가 구축되면 가격이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상경 농진청 차장은 “농진청은 올해까지 복합수확기 개발을 마무리하고 내년 현장 실증을 거쳐 이르면 2028년부턴 농가에 시범 보급할 계획”이라면서 “마늘농가의 노동력 절감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행사엔 성낙인 창녕군수, 성제훈 농진청 농과원장, 정찬식 경남도농업기술원장 등 80여명이 참석했다.
창녕=조영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