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낙농육우협회(이하 협회) 이승호 회장은 “최근 일부 언론보도에서 사실과 다른 근거로 우유 소비자가격 및 수급상황을 낙농가탓으로 돌리는 유업계 중심의 주장을 그대로 대변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우유 소비자 가격 문제의 근본 원인은 생산 현장이 아닌 비대해진 유통 구조에 있는 반면, 생산비 폭등과 물량 감축으로 인해 농가 경영은 파탄 지경에 있다”고 밝히면서 낙농가 회생을 위한 3대 긴급대책 마련을 정부에 강력히 촉구했다.
① 우유 소비자가격 문제의 근본 원인은 비대해진 유통 마진
협회가 지난 20년간('04~'24)의 가격 추이와 상장 유업체 공시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우유 가격 상승 요인의 약 70%가 제조 및 유통 단계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년간 우유 소비자가격 상승폭(1,706원/ℓ)은 원유가격 상승분(567원/ℓ)의 3배에 달하며, 국내 우유 유통 마진율은 35.1%로 일본(16.8%)의 2배, 미국(8.8%)의 약 4배 수준에 이르는 기형적인 구조이다. 이에 따라 한국은 일본보다 음용유용 원유가격이 저렴함에도 최종 소비자가격은 훨씬 비싸게 책정되는 불합리한 구조를 보이고 있다.
또한, 가공식품 내 우유 및 유제품 사용 비중은 1~7%로 극히 미미하고 수입산 유제품을 주로 사용하고 있어, 국내 원유가격 인상이 가공식품 물가를 올린다는 소위 '밀크플레이션' 프레임은 기업들이 농민을 방패막이 삼아 이윤을 극대화하려는 기만적 주장임이 입증되었다.
② 생산비 반영 절벽과 물량 감축으로 낙농가 폐업 급증
반면 낙농 현장은 최악의 경영 위기에 직면해 있다. 2021~2025년 농가 평균 생산비는 171원/ℓ 폭등했으나 원유가격 반영은 88원(51.5%)에 그쳐 나머지 상승분(83원/ℓ)을 농가가 빚으로 감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전체 농가의 41%를 차지하는 소규모 농가(50두 미만)는 같은 기간 생산비가 280원/ℓ 폭등하여 192원/ℓ의 '출혈 경영'을 강요받고 있으며, 2025년에는 생산비(1,252원/ℓ)가 음용유용 원유가격(낙농진흥회 평균, 1,249원/ℓ)을 추월하는 ‘역마진 구조’에 진입했다. 여기에 더해 용도별 차등가격제 시행 이후, 정부의 제도 이행 담보 부재 속에서 유업체의 임의적인 물량 감축이 방치되었다.

낙농가 호당 평균 부채가 5억 원을 상회하는 가운데, 최근 5년간(‘21~’25) 젖소 두당 차입자본액은 45.6%, 차입금 이자는 68.6% 급증했다. 그 결과 최근 5년간('21~'25) 전체 낙농가의 13.7%(834호)가 IMF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경영 위기를 이기지 못하고 폐업에 이르렀다.
③ 소비 감소가 아닌 유업체의 국산 외면이 본질, ‘남는 원유’ 프레임은 허구
최근 일부 언론보도에서는 국내 흰우유 소비 감소를 이유로 농가의 음용유 물량을 축소하고 가공유 비중을 조정해야 한다는 유업계 중심의 주장을 그대로 대변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제도 참여 유업체 소속 낙농가들이 2025년 생산한 음용유용 구간 생산량(참여 유업체의 음용유용 원유 구매량)은 농가 보유 쿼터 대비 81.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유업체의 임의적인 물량(쿼터) 감축과 정부의 가공용 확대(20만 톤) 예산 미확보가 맞물린 결과로, 정부가 당초 제도로 보장하겠다던 음용유 구간(88.5%)보다 무려 7.3%p나 축소된 수치다.
이처럼 소비 감소를 핑계 삼는 유업계의 주장은 우유 수급 불균형의 본질을 왜곡한 기만적인 책임 전가에 불과하다. 2010년 대비 2025년 국내 원유 생산량은 오히려 5.9% 감소한 반면, 유제품 수입량은 114%나 급증했기 때문이다.
시장 전체의 소비는 늘었으나, 유업체들이 정부 지원과 무관세 혜택만 챙긴 채 국산 원유를 외면하고 저렴한 수입산 대체에만 급급했던 것이 사태의 본질이다. 특히 2025년 혼합분유를 비롯한 분유 수입량(683천 톤, 원유 환산)은 국산 가공유용 사용량(343천 톤)의 2배에 달하며 국내 시장을 심각하게 교란하고 있다.
협회 이승호 회장은 “실제로 2022년 기준 전체 수입량(2,525천 톤, 원유 환산)의 20%에 달하는 505천 톤(원유 환산)을 유업체가 직접 사용했는데, 이는 당시 국산 가공용 원유 사용량(250천 톤)보다 무려 2배나 많은 수치”라며, “원유 시장의 독점적 지위를 가진 유업체들이 수입산으로 폭리를 취하며 국산 자급률 붕괴(2025년 45.8%)를 주도해 놓고, 도리어 농가에게 물량 감축(쿼터 감축)을 압박하는 것은 전형적인 시장 지배력 남용이자 도덕적 해이”라고 질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