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음식 원산지표시를 완화하는 것을 놓고 축산단체들의 반발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대한한돈협회(회장 이기홍)는 18일 성명을 통해 “정부는 배달 플랫폼 애플리케이션(앱) 포장재와 영수증에 대한 원산지표시 의무를 현행대로 유지하라”고 촉구했다.
한돈협회는 “원산지표시는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닌 소비자의 알 권리와 선택권을 보장하는 제도”라면서 “배달 소비가 일상화한 상황에서 포장재와 영수증은 소비자가 구매 이후에도 원산지를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표시를 생략하는 것은 소비자의 기본권을 후퇴시키고 원산지 표시 제도를 무력화하는 조치”라고 강조했다.
또한 “현재 배달앱 내 원산지 표시 이행이 미흡한 상황”이라며 “포장재·영수증 표시 의무 완화는 제도 개선이 아니라 관리 사각지대를 확대하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한돈협회는 정부의 관련 제도 완화가 현실화하면 한돈산업을 지켜온 생산자들에 대한 역차별이 될 수 있다고도 했다. 협회는 “한돈산업은 국민에게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국내산 돼지고기를 공급하기 위해 방역, 위생, 품질관리, 유통 투명성 제고에 꾸준히 투자해 왔다”며 “표시 의무가 완화되면 법과 제도를 준수해 온 생산자와 업체가 불이익을 받고, 원산지 표시를 회피하는 일부 업체가 반사이익을 얻는 왜곡된 시장 구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돈협회는 “농식품부는 국내 농축산업의 지속성과 소비자 권익을 동시에 지켜야 할 부처”라며 “수입 농축산물 소비를 쉽게 하고 국내 축산농가의 경쟁 기반을 약화하는 정책을 중단하고 소비자의 알 권리 보장과 국내산 농·축산물의 공정한 유통 질서 확립을 위한 근본적인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돈협회는 정부에 5가지 개선사항을 요구했다. 요구사항은 ▲배달앱 포장재·영수증 원산지 표시 의무 현행 유지 ▲원산지 미표시 ·허위표시에 대한 처벌·행정조치 강화 ▲배달 플랫폼 내 원산지 표시 이행 실태 점검·단속 강화 ▲배달앱 내 소비자 주문 단계의 원산지 정보 제공 체계 개선 ▲제도 개정 전 생산자단체, 소비자단체, 유통업계, 배달 플랫폼 등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이다.
앞서 한국오리협회도 17일 ‘국산 농축산물 외면한 농림축산식품부는 각성하라’ 성명에서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등 통신판매 원산지표시를 완화하는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면서 “관련 제도를 완화하는 것을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농식품부는 2일 ‘농업·농촌 분야 정상화 과제 30개’를 내놓고, 배달 음식을 주문할 때 조리에 사용된 농축산물의 원산지를 배달앱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면 포장재·영수증 등엔 원산지를 중복해서 표시하지 않아도 되게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보경 기자 bright@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