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을 살 때 제공되는 정보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소비자가 절반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6명은 원산지 외에도 안전성, 어획·가공 날짜 등 추가 정보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수산물 이력 정보에 대한 신뢰도 역시 다른 식품군보다 낮았다.
한국소비자연맹과 환경운동연합은 전국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수산물 이력 추적성 및 투명성 관련 인식도 조사’ 결과를 19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포커스그룹 인터뷰, 전국 시민 대상 설문, 소비자 교육 및 간담회 방식으로 3월부터 5월까지 진행됐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3.7%가 최근 1년 안에 특정 식품 구매를 줄이거나 피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품목별로는 수산물이 35.3%로 가장 많았고, 축산물 14.0%, 농산물 6.3% 순이었다.
수산물 구매를 줄인 이유로는 ‘안전성·위생 우려’가 32.0%로 가장 높았다. 농산물과 축산물은 가격 부담이 구매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 반면, 수산물은 안전성에 대한 불안이 더 크게 작용한 것이다.
특히 3인 이상 가구일수록 안전성과 원산지에 더 민감한 경향을 보였다. 가족 구성원이 많거나 어린 자녀가 있는 가구에서는 먹거리 안전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수산물 이력정보에 대한 신뢰도 역시 수산물이 가장 낮았다. 5점 만점 기준 수산물 이력정보 신뢰도는 3.39점으로 농산물(3.53점)이나 축산물(3.57점)보다 낮았다. 이력정보를 전혀 확인한 적 없다는 응답도 24.0%로 다른 식품군보다 높았다.
이들 단체는 국내 유통 수산물 중 이력제가 적용되는 비율이 6.46%에 그치고, 소비자가 실제로 이력을 확인할 수 있는 물량은 0.41%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제도는 있지만 현장에서 소비자가 체감하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심층면접조사에서도 시민들은 “조회 방식이 복잡하다” “전통시장 수기 표지판은 신뢰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냈다.
수산물 구매 때 추가 정보 확인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62.2%였다. 부족하다고 느끼는 정보로는 수산물 안전성 관련 정보가 27.8%로 가장 많았다. 생산부터 유통까지 전 과정의 투명성이 보장된다면 추가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는 응답도 82.8%에 달했다. 소비자들이 단순히 싼 수산물보다 믿고 살 수 있는 수산물을 원하고 있다는 의미다.
소비자들이 현행 원산지 표시 외에 추가로 필요하다고 본 정보는 ‘어획 및 가공 날짜’가 63.2%로 가장 많았다. 이어 ‘양식·자연산 여부’ 58.9%, ‘가공 경로 및 시설 정보’ 55.0% 순이었다.
제도 개선 과제로는 ‘허위표시 점검 및 신뢰성 강화’가 34.7%로 가장 많이 꼽혔다. 수산물 유통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조치로는 ‘정부의 이력제 단속 및 관리 강화’가 37.7%로 1위를 차지했고, ‘불법어업 수산물 유통 원천 차단’이 21.1%로 뒤를 이었다.
한국소비자연맹·환경운동연합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수산물 이력제 적용 확대, 관리·감독 강화, 라벨 표시 기준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선엽 한국소비자연맹 팀장은 “소비자들은 단순 원산지 표시를 넘어 수산물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생산·유통됐는지 확인할 수 있는 투명한 정보를 요구하고 있다”며 “정부는 이력제 적용 확대와 관리·감독 강화를 통해 소비자가 안심하고 수산물을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은영 기자 very9832@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