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통방통하네. 사진 한장 찍었는데 토마토반점위조바이러스(TSWV·칼라병)에 걸린 걸 바로 알아맞히네.”
18일 충북 청주오스코 제2전시장.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대국민 농업 인공지능(AI) 비서 ‘AI 이삭이’ 체험 부스에는 관람객들의 감탄사가 쏟아졌다. 이들은 부스에 비치된 태블릿PC로 TSWV에 감염된 고추 작물체와 담배거세미나방 견본용 유충을 촬영해보며 병해충 진단 기능을 체험했다.
일부 관람객은 농장에서 직접 찍어온 듯한 작물 사진을 태블릿PC 카메라에 갖다 댔다. 이어 화면에 병해충 명칭과 방제 정보가 곧바로 나타나자 탄성을 질렀다. 고추 재배농가라고 밝힌 한 관람객은 “칼리 결핍과 갈색점무늬병 증상이 비슷해 헷갈릴 때가 있었는데 AI가 바로 구분해주니 믿음직스럽다”고 호평했다.
이날 선보인 ‘AI 이삭이’는 2.0 버전으로 9월 공식 공개된다. 병해충 진단 기능을 통합하고 기존 텍스트 기반 서비스를 사용자와의 대화 형식으로 고도화해 편의성을 높였다. 농진청은 ‘AI 이삭이’를 2030년까지 농업 전반을 지원하는 통합 AI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농진청이 주최한 ‘2026 농업기술박람회’가 이날부터 20일까지 3일간 열렸다. ‘AI 융합, 농업혁신의 날개를 달다’라는 주제에 걸맞게 행사장엔 ‘AI 주제관’이 별도로 마련돼 AI 기술과 농업 연구개발(R&D) 융합 성과를 소개하는 부스가 가득했다. ‘농업 R&D관’과 ‘지역 R&D관’도 설치돼 농진청 소속 연구기관 4곳과 전국 도농업기술원 9곳의 연구 성과가 소개됐다.
농업 R&D관에서는 농업용 입는(웨어러블) 로봇이 화제였다. 농진청과 성균관대학교가 공동 개발 중인 ‘하지 보조 외골격 장치’는 장시간 쪼그려 앉는 작업자의 부담을 덜어준다는 점에서 농가들의 관심을 끌었다.
현대자동차그룹 로보틱스랩의 ‘엑스블 숄더’ 앞도 체험 기회를 기다리는 농가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엑스블 숄더는 팔을 어깨 높이 이상으로 들어야 하는 작업을 진행할 때 신체 피로도를 낮춰주는 장비다. 자두 재배농가 백장현씨(61·세종시)는 “착용해보니 팔을 위로 올려도 힘이 거의 들지 않아 열매솎기(적과)나 가지치기(전정) 때 도움이 될 것 같다”며 만족해했다.
박람회에선 다양한 부대행사도 열렸다. 18일엔 ‘농식품 히든테크 설명회’와 ‘미래농업기술전망대회’가 진행됐다. 19일엔 ‘농업인 스마트경영 혁신대회’ ‘우주농업 심포지엄’ ‘농업 AX(AI Transformation·AI 전환)·농업로봇 국제심포지엄’ ‘곤충식품 비엔날레’가 개최됐다. 20일엔 ‘흥미진진 농업퀴즈쇼’와 농업미생물분야 주요 성과 설명회가 발길을 붙잡았다.
이승돈 농진청장은 “올해로 10회째를 맞은 농업기술박람회를 통해 AI와 농업과학 기술이 융합해 진화하는 농업의 미래상을 가늠해보면 좋겠다”면서 “앞으로도 연구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농업을 미래 성장산업으로 육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청주=조영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