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검역본부는 국가 특수연구시설인 생물안전 3등급(BL3) 시설을 민간에 개방하는 시범사업을 통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백신의 해외 수출을 적극 지원한다고 22일 밝혔다.
생물안전등급은 취급 병원체의 전염력, 위해도 등에 따라 실험실을 4개 등급(BL1·2·3·4)으로 구분된다. 3등급 시설은 음압 유지를 통해 병원체 외부 유출을 철저히 차단한 특수연구시설이다.
검역본부에 따르면 올 4월 국내 한 동물백신 개발 업체가 ASF 백신 수출용 품목 허가를 획득했다. 하지만 민간에는 백신 생산에 필요한 고위험 병원체 취급 시설인 BL3 시설이 없어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더욱이 검역본부의 BL3 시설은 ‘농림축산검역본부 특수연구시설 공동활용규정’에 따라 민간 개방은 연구·실험용으로만 가능하고 상업적 목적의 제품 생산은 허용되지 않았다.
검역본부는 ‘과학기술기본법’상 정부의 ‘민간 기술 실용화 지원 책무’를 근거로 BL3 시설을 상업적 생산 시설로 제공할 수 있도록 감사원에 적극행정 사전상담을 의뢰했다.
그 결과 감사원이 12일 조속한 ASF 백신 생산을 통한 국가적 손실 예방과 바이오산업 육성 등 공익적 필요성이 크다는 점을 인정하며 상업적 생산을 위한 시설 개방이 가능해졌다.
검역본부는 19일 제조소 승인을 완료했고, 22일 이후 병원체 반입을 시작으로 국내 최초 ASF 수출용 백신 상업 생산이 본격화할 예정이다. 시범 운영은 12월까지 진행되고 검역본부는 올해까지 ‘동물용의약품 제조시설 민간개방 규정’ 제정을 완료할 방침이다.
아울러 검역본부는 시범사업에 그치지 않고 2030년까지 민간 생산 전용 BL3 시설 건립을 추진해 국내 동물용의약품 산업의 인프라 구축 지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검역본부에 따르면 ASF는 2024~2025년 기준 전세계 51개국에서 1만5000건이 발생했다. 이후 아시아와 유럽을 중심으로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다.
또한 국내 사육돼지 ASF는 2019~2025년 52건이 발생했고 2023년 이후엔 계절과 상관없이 연중 발생 경향으로 고착화한 상황이다.
검역본부 관계자는 “ASF 등 돼지 질병 확산세로 전 세계 돼지 백신 시장 규모는 2030년 기준 24억 1000만달러로 연평균 5.51%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정록 검역본부장은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정부 자산을 개방함으로써 우리 기업의 기술력 상업화를 지원할 수 있어 뜻깊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민간, 부처 간 협력을 통해 국내 동물용의약품 산업계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속해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김보경 기자 bright@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