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는 기술도 중요하지만 결국은 얼마나 잘 경영하느냐에 달렸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생산·가공·유통을 체계화해 버섯 전문 기업을 일구고 싶습니다.”
10일 전북 진안군 부귀면의 한 시설하우스. 내부엔 참나무 배양목이 가득했고 배양목 표면엔 막 피어나기 시작한 노란빛 상황버섯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이곳의 주인은 손동현 동그리농장 대표(32)다. 손 대표는 부귀면 두남리·황금리 일대에서 버섯 재배사 17동을 운영한다.
전체 재배규모는 8264㎡(2500평)로 연간 상황버섯 2t, 영지버섯 1t을 생산한다. 손 대표는 개인사업자와 법인을 함께 운영 중인데 인근 농가 물량까지 더해 약용버섯을 연간 5∼6t 취급한다. 원물 판매는 물론 가공품 생산·유통도 한다. 연매출은 2025년 기준 4억원이다.
손 대표의 고향은 대구다. 대구농업마이스터고등학교·국립한국농수산대학교 버섯과를 졸업하면서 약용버섯 재배에 승부를 걸기로 다짐한 그가 영농 정착지로 택한 곳은 진안이다. 당시 교제 중이던 아내의 고향이기도 했지만 홍삼·한방특구로서 약용버섯산업 기반이 잘 갖춰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는 후계농업경영인 육성자금 대출과 진안군의 영지버섯 비닐하우스 신축 지원사업, 한방약초 지원사업 등을 활용해 농지를 구매하고 농장을 꾸렸다. 비닐하우스 신축비의 40%, 버섯 배양목 구입비의 20%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에서 지원받았다.
시작은 순탄하지 않았다. 손 대표는 “농장을 연 첫해인 2018년 기록적인 폭염으로 버섯이 거의 다 죽었다”며 “수입이 끊겨 모판 나르기, 비료 뿌리기, 수박 순치기 같은 일을 하며 생활비를 벌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경기 일대, 경북 청송, 경남 산청 등 전국의 약용버섯농가를 찾아다니며 재배기술을 배웠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온습도와 물 주는 시기 등을 꾸준히 기록했고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자신만의 재배기술을 정립할 수 있었다. 661㎡(200평) 규모 시설하우스 1동으로 시작한 농장은 현재 규모로 커졌다.
2019∼2020년부턴 가공·유통 사업도 했다. 자체 생산한 버섯과 매입한 버섯으로 분말·농축액 형태의 반제품을 위탁 가공해 식품업체와 삼계탕 프랜차이즈업체 등에 공급 중이다.
손 대표는 “반제품 공장을 지어 생산·가공·유통을 한데 아우르는 버섯 전문 농식품 기업을 운영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진안=정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