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5월까지 외국산 유제품 수입량이 전·평년보다 2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가운데 유럽연합(EU)산 우유·치즈에 매기는 관세가 7월1일부터 완전히 사라진다. 음식점 내 우유에 대한 원산지표시 의무화를 서둘러야 한다는 여론이 재차 힘을 얻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 1∼5월 ‘밀크와 크림’ 수입량은 3만9112t에 달했다. 전·평년 동기 대비 19.3%·18.8% 증가했다. 전체 물량의 90.1%(3만5228t)는 EU산이었고, 국가별로는 폴란드산(1만9517t)이 전체의 49.9%를 차지했다.
국내 유제품시장은 외국산 위주로 돌아섰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가 이달초 내놓은 ‘6월 젖소 관측’을 보면 올 1∼3월 국내 원유 생산량은 49만2000t이었다. 그러나 유제품 수입량은 원유 환산 기준 64만8000t에 달했다. 유제품 수입량이 국내 원유 생산량의 1.3배에 이른 것이다.
농경연 관계자는 “특히 올 1분기 밀크와 크림 수입량은 2만1433t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5% 늘었다”면서 “이는 대부분 멸균우유와 크림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EU산 우유 무관세 수입 개시일을 앞두고 낙농업계에 전운이 감돈다. 2011년 7월1일 발효된 한·EU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EU산 우유는 관세가 해마다 감축돼 올해 7월1일부터는 0%가 된다. 6월말까지는 2.2%다. 더욱이 올해는 미국산 우유마저 한·미 FTA에 따라 1월부터 관세가 철폐된 상태다.
갈수록 거세지는 외국산 우유 공세에 대응하려면 음식점 원산지표시 대상품목에 우유를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현행 ‘농수산물의 원산지표시 등에 관한 법률(원산지표시법)’ 시행령에 따르면 일반·휴게 음식점 등에서 원산지를 표시해야 하는 농축산물은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오리고기, 양고기, 염소고기, 배추김치(배추·고춧가루), 쌀(밥·죽·누룽지), 콩(두부류·콩비지·콩국수) 9종이다. 축산물이 6종으로 절반을 넘지만 핵심 축산물인 우유는 빠져 있다.
이승호 한국낙농육우협회장은 “외국산 멸균우유가 무관세로 물밀듯 들어오는 상황에서 소비자의 선택권 보호와 국내 낙농산업 기반 유지를 위해 음식점 우유 원산지표시제 도입은 더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강조했다.
오용관 전국낙농관련조합장협의회장(경북대구낙농농협 조합장)은 “우유·유제품의 원산지표시를 의무화하면 국산 원유 사용량 증대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정부는 국내 낙농산업 활성화를 위해 관련 법령을 개정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미쁨 기자 already@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