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사상 첫 농림위성이 한반도 상공에 올랐다. 이 위성을 토대로 앞으로 농민은 농경지 상태를 필지별로 확인하고, 정부는 주요 작물의 작황과 수급을 더욱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게 된다. 사람의 눈과 발에 의존하던 농업관측이 위성과 인공지능(AI) 기반의 데이터 중심 체계로 전환되는 것이다.
농촌진흥청은 농림위성이 촬영한 영상에 AI와 기상·토양·공간 정보, 현장조사 자료를 융합해 농업위성 정보로 생산할 계획이라고 8일 밝혔다. 생산되는 정보는 농작물 재배면적 17종, 출하면적 4종, 생육 정보 14종, 예상 수량 7종을 비롯해 농업재해와 농업환경 정보까지 모두 51종에 이른다.
농민이 가장 먼저 체감할 변화는 자신의 논과 밭을 세부적으로 분석한 정보를 받아볼 수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는 위성사진을 확인하는 수준이었다면 앞으로는 필지 단위로 생육 상태를 분석해 연도별 생육 변화와 같은 들녘 내 생육 수준까지 확인할 수 있다. 생육이 뒤처지는 필지를 조기에 찾아 원인을 분석하고 적기에 대응하는 정밀 영농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경도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위성센터 농업연구관은 “농진청은 청년농 등 사례 농가를 중심으로 맞춤형 정보를 시범 제공한 뒤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민간에도 위성영상 데이터를 개방해 영농 컨설팅 등 농민 맞춤형 서비스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병해충과 농업재해 대응 방식도 달라진다. 농림위성은 일반 가시광선뿐 아니라 작물의 광합성과 생육 활력을 보여주는 적색경계(red-edge)와 근적외선까지 관측해 사람의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작물의 미세한 변화까지 감지할 수 있다.
이를 활용해 농진청은 병해충 상습 발생지역을 우선 예찰할 계획이다. 같은 지역을 주기적으로 촬영한 위성영상을 비교해 이상징후가 나타나면 현장 전문가가 발생 여부를 확인하고 신속하게 대응하는 방식이다. 가뭄·홍수 등 기상재해도 위성영상에 기상·토양 정보를 결합해 위험지역을 조기에 진단하고 피해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농업정책도 한층 정밀해질 전망이다. 농진청은 현재 위성 기반 벼 재배지 정보를 농림축산식품부에 제공해 벼 재배면적 점검과 쌀 수급정책 수립을 지원하고 있다. 앞으로는 벼뿐 아니라 배추·양파·마늘 등 주요 채소류까지 적용 대상을 확대해 재배면적과 생육 상태, 예상 수량을 분석하고 선제적인 수급관리에 활용할 계획이다.
공익직불제와 농작물재해보험 등 농업행정에도 위성정보 활용이 확대된다. 정부는 사람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조사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위성영상을 활용해 이행점검이 필요한 지역을 우선 선별하거나 작물 피해를 평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홍석영 농진청 농과원 농업위성센터장은 “기존에는 사람이 직접 표본조사를 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었고 조사 과정에서 오차도 발생했다”며 “농림위성을 활용하면 전국 농경지를 대상으로 한 관측이 가능해져 농작물 피해를 신속하게 탐지하고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어 안정적인 생산기반 관리와 농가 경영안정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영창 기자 changsea@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