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로부터 건강과 풍요를 기원하며 밥상에 올랐던 오곡밥과 팥죽 등 전통 잡곡 음식이 현대 만성질환을 다스리는 ‘건강 맞춤형 식품소재’로 진화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청장 이승돈)은 ‘동의보감’에서 질병을 다스리는 ‘약곡(藥穀)’으로 기록된 국산 잡곡의 건강 가치를 현대 과학으로 구명하고, 항당뇨·항고혈압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황금 혼합비율’을 찾아내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최근 고령화와 만성질환 인구의 폭발적인 증가로 특수의료용도식품(메디푸드) 및 고령친화식품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이번 연구 성과는 국산 잡곡의 산업적 가치를 한 단계 끌어올릴 신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은 2019년부터 공동연구를 통해 항당뇨·항고혈압 활성이 우수한 국내 잡곡 원료를 선발하고, 효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 혼합비율을 설정했다.
연구진은 귀리 ‘대양’, 손가락조 ‘핑거1호’, 수수 ‘소담찰’, 팥 ‘아라리’, 기장 ‘금실찰’ 등을 우수 품종*으로 선발했다. 이어 최적 비율을 적용한 혼합잡곡으로 동물실험 한 결과, 혈당 개선(공복혈당 22% 감소) 및 혈압 강하(수축기 혈압 20%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
이러한 연구 성과는 상업적 성과로 이어져 현재까지 10건의 기술이전을 완료했다. 이를 통해 특수의료용도식품(음료)과 고령친화식품(냉동밥)을 비롯해 혼합곡, 선식·죽·과자·떡 등 15종의 다양한 가공 제품이 출시됐다.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의 경제성 분석(2023년)에 따르면, 이번 기술 개발 및 보급을 통해 91억 원 규모의 생산유발효과와 147명의 취업유발 효과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기술을 이전받아 제품을 출시한 ㄱ기업은 관련 매출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급증했다. 간편식을 개발한 ㄴ기업은 중소벤처기업부 지원사업에 선정돼 대형마트, 온라인상점 입점 준비 등 후속 사업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국산 잡곡의 소비를 늘리고 관련 산업화를 앞당기기 위해 농가에는 안정적인 판로를 제공하고 식품업체에는 고품질 국산 원료를 공급하는 상생 협력 모델을 확대한다.
이를 위해 작목별 적합 재배 지역을 발굴해 현장 실증 연구를 추진하는 한편, 기술이전 업체와 협력해 홍성(팥), 강진(귀리) 등 계약재배 생산단지를 확대하고 있다. 또한, 대상웰라이프(2025), 쿠첸·농협양곡(2025), 롯데마트·청그루(2026) 등 주요 기업들과 국산 잡곡 소비 촉진 및 시장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유기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이러한 협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가공식품 출시를 추진하고, 원료 품질관리 기술을 지원함으로써 국산 잡곡을 배합한 고급(프리미엄) 제품의 시장 안착과 소비시장 확대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