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영민 기자]
차세대중형위성 4호인 ‘농림위성’이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이로써 향후 농정 전반의 위성 데이터 수집과 분석은 물론 이를 활용한 데이터 기반의 과학농정 전환이 본격 추진될 전망이다.
농림위성은 우주항공청과 농촌진흥청, 산림청이 공동 개발해 한국시간으로 7월 7일 오후 4시 12분 미국 반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스페이스-엑스사의 팔콘9 발사체로 발사됐다. 농림위성은 한국 최초의 ‘독자 농림특화 위성’으로, 해외 위성 의존도를 줄이고 우리 독자 기술로 개발됐다. 해상도 5m, 관측폭 120km에 3일 주기로 한반도 전역을 정기적으로 촬영할 수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림위성이 농작물 및 산림자원 생육 판별에 유리한 5개 분광 밴드를 탑재해 국내 농림업 구조에 적합한 정밀 관측 기반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농림위성 도입으로 달라지는 점은=공익직불제나 농산물 수급관리, 재해 대응, 기반시설 관리, 산림 재난 관리 등을 위해선 전수조사와 전국 단위의 상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행 농정 정보 수집은 현장점검, 표본조사, 개소별 개별 계측 중심으로 이뤄졌다. 이렇다보니 급변하는 피해 면적이나 작황 변화를 바로 반영하기엔 한계가 있었다. 농림위성은 이러한 표본조사의 한계를 전수조사로 보완할 수 있어 그 가치가 높다는 평가다. 특히 3일 주기 반복 관측으로 수급과 재해 상황을 상시 추적하는 동시에 현장 조사가 필요한 대상을 선별하는 방식으로 전환이 가능하다. 이는 표본조사에서 이뤄졌던 사후 대응형 농정이 아닌 선제 대응형 농정으로 전환하는 정책적 의미도 담고 있다.
품목별 재배·출하면적 수집
저수지·농경지 침수지역 관측
병충해 이상징후 탐지, 조기 방제
광역단위 농경지 전수조사 활용
▲농업 분야의 활용은=농식품부는 정책 수요가 높고 정책 활용 가능성이 큰 분야부터 위성 활용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구축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농경지를 광역 단위로 전수 조사해 직불제나 생산조정제 등의 이행점검에 소요되는 현장조사 인력이나 시간과 비용을 줄이면서, 조사 정확도를 높여 나간다는 방침이다. 직불제의 경우 그동안 필지별 전수 검증이 어려워 불법 임대차나 무단 전용 등의 부정수급 가능성이 상존해 있었다. 따라서 필지별
경작 여부와 준수사항 확인 등에 있어 이번 농림위성 발사의 효과가 가장 빠르게 나타나는 분야로 판단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농업경영체 정보의 상시 검증으로 보조사업에 대한 부정수급을 차단하도록 지원한다.
농림위성의 영상을 활용해 전국 단위의 품목별 재배면적과 출하면적을 수집하고, 생육 상태 등을 모니터링해 선제적 수급 예측에도 활용된다. 대상 품목은 마늘, 양파, 배추 등 수급 민감 품목과 벼, 콩 등 주요 식량작목으로 순차 확대한다. 이들 품목의 재배면적과 생육 상태, 예상 수확량 정보를 월 2회 갱신하는 방식으로 추진되며, 수집된 정보는 농산물 가격 폭등락에 선제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상기상에 따른 병충해로 인한 작물 생육 이상 징후 등도 신속하게 탐지해 조기 방제에 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높다.
농림위성이 농업용수나 기반시설의 관리는 물론 재해 대응 역량을 높이는 데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저수지나 수리시설, 농경지 침수지역 등을 광역 단위로 반복 관측하면서 상시 물 관리뿐만 아니라 침수 등의 피해를 신속하고 객관적으로 판독해 복구 골든타임 확보가 가능해 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물론 농림위성만으로 모든 현장 관리가 대체되는 것은 아니지만, 농림위성이 현장의 사각지대를 보완하고 효율화하는 도구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산림 변화 지속적으로 관리
대형 산불·집중호우 대비 강화
▲산림 분야의 활용은=농림위성으로 확보된 영상과 데이터는 2027년부터 광역 단위 산림변화 모니터링에 본격 활용될 예정이다. 북한 지역에 대해서도 산림지와 비산림지를 구분한 다중시기 산림피복지도를 연 단위로 생산해 한반도 전역의 산림 변화를 지속적으로 관리한다. 국토위성과 수자원위성 등 다른 위성 자료와 융합해 병해충 피해 변화 탐지, 산림 평년식생활력도 분석, 산지 훼손 후보지 탐지 등 산림자원 관리에도 활용 범위를 넓혀 나갈 방침이다.
특히 기후변화로 대형 산불과 집중호우가 잦아지는 상황에서 산림재난 대응 역량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형 산불 발생 시 다중위성 자료를 활용해 익일 기준 산불피해 영향권을 분석하고, 진화 완료 이후에는 피해 면적과 피해강도까지 자동 분석하는 체계를 구축한다. 이를 통해 광범위한 피해를 보다 신속하고 객관적으로 파악해 복구와 후속 대응의 정확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국립산림과학원은 향후 농림위성 관측자료에 인공지능(AI)을 적용해 식물계절 분석과 산불피해경계 탐지 등의 정확도를 높이는 한편, 일반 국민 누구나 위성정보를 찾을 수 있는 ‘산림 AI 에이전트’를 2030년까지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농림위성의 임무수명(5년 이상)을 고려한 후속 산림전용 위성 개발도 추진한다.
유병오 국립산림과학원 국가산림위성정보활용센터 연구관은 “농림위성 발사는 기존의 현장 대응 위주 체계에서 벗어나 광역 단위의 산림을 상시 감시하는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체계로 패러다임이 전환된다는 데 가장 큰 의미가 있다”며 “산불, 산사태, 산림 병해충을 전국 단위로 탐지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한 건강한 산림환경 조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정욱 농식품부 농산업혁신정책실장은 “이번 농림위성 발사는 더 이상 외국 위성 영상에 의존하지 않고 농업 현장에 필요한 주요 농정정보 수집체계 전반을 혁신하는 독자적인 모델을 구축한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 농림위성을 중심으로 농지조사, 직불제, 수급, 재해, 농업수자원, 산림 등 핵심 농정 분야에서 정밀성·광역성·시의성을 갖춘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체계를 확립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과학농정 성과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영민·홍란 기자 kimym@agri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