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고성진 기자]
하반기 국회에서 중앙회장 조합원 직선제와 농협감사위원회 독립을 골자로 한 1차 농협개혁안 입법 심사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정부는 경제사업 활성화와 조합·조합원 제도 개선, 지배구조 개편 등을 담은 2차 농협개혁안도 이르면 이달, 늦어도 다음 달까지 마련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개혁추진단은 지난 1일 서울 용산역 회의실에서 농협 개혁 관련 전문기자 간담회를 열고 1·2차 농협개혁 추진 상황과 향후 계획, 주요 검토 과제 등을 설명했다. 1차 개혁안과 관련해서는 지난달 15일 발표한 농협법 개정 동향 설명자료와 큰 차이는 없었으며<본보 6월 23일자 3면 참조>, 이날 간담회에서는 질의응답을 통해 2차 개혁안의 논의 방향과 1차 개혁안의 입법 추진 계획 등 보다 구체적인 내용이 제시됐다. 간담회에는 윤원습 농림축산식품부 농업정책국장과 김세진 농업금융정책과장, 원승연 농협개혁추진단장, 장경호 경제사업활성화분과 간사, 황의식 지배구조분과 위원 등이 참석했다. 다음은 주요 질의응답.
■ 1차 농협개혁
첫 직선 중앙회장 임기는 3년
과도기로 연임제는 검토 안해
조합원 직선제·감사위 독립은
운영방식 개선으로 비용 최소화
-1차 개혁안 입법은 앞으로 어떻게 추진되나.
“하반기 국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농협법 개정안을 우선 처리할 계획이다. 상반기 국회에서는 법안심사소위원회 논의와 공청회까지 모두 마친 만큼 추가 심의를 거쳐 법안소위 절차를 마무리하고 조속한 입법을 추진하겠다. 새롭게 구성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들에게도 개혁안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첫 직선 중앙회장의 임기가 3년에 그쳐 안정적인 농협 운영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임제 도입도 검토하고 있는지, 또 교육감 선거처럼 정치권 개입이나 지역주의 선거로 변질될 우려에 대한 대책은 무엇인가.
“첫 중앙회장 임기가 짧다는 지적에는 일정 부분 공감한다. 다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와 중앙회장 선거를 같은 시기에 실시하기 위한 불가피한 과도기적 조치다. 현재 연임제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 교육감 선거처럼 정치화되거나 지역주의 선거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는 현실적으로 완전히 배제하기 어려울 수 있다. 다만 회장 출마 자격 요건에서 농업 관련 요건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상당 부분 우려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중앙회장 조합원 직선제 도입에 따른 선거비용과 감사위원회 독립에 따른 조직·운영비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지적이 있는데.
“중앙회장 직선제와 감사위원회 독립은 새로운 조직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존 제도의 운영 방식을 개선하는 것이다. 기존에도 중앙회장 선거와 감사 기능은 모두 농협 예산으로 운영돼 왔기 때문에 별도의 재정 지원이 필요한 사안은 아니다. 중앙회장 선거 역시 전국동시조합장선거와 연계해 실시하는 만큼 선거관리 비용이 크게 증가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감사위원회 독립도 새로운 조직을 신설하거나 인력을 대폭 늘리는 개념이 아니라 회계와 감사 기능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재 감사 인력 규모면 충분히 운영이 가능하며 일부에서 제기하는 수백억원 규모의 추가 비용은 과도하게 산정된 측면이 있다. 예를 들어 금융감독원은 직원이 약 2000명이고 연간 예산도 약 2000억원 수준으로 1인당 예산이 1억원 정도다. 이를 단순 적용해도 농협 감사조직 규모에서 수백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는 계산은 맞지 않는다. 현재 인력과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면서 감사 기능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제도를 설계해 나갈 계획이다.”
■ 2차 농협개혁
경제사업 활성화 등 3개 분과 운영
도시농협 기여도 제고 방안 논의
경제지주 독립성·경쟁력 제고 초점
지역농협 강제 통폐합은 없을 것
-2차 농협개혁안은 현재 어떻게 논의되고 있나.
“추진단은 올해 1월 말 출범한 이후 약 6개월 동안 개혁 과제를 논의해 왔다. 가장 중요한 목표는 농협이 농업인과 농업을 위한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경제사업 활성화와 조합·조합원 제도 개선, 지배구조 개선 등 3개 분과를 운영하고 있으며, 추진단 위원뿐 아니라 농협 관계자와 현장 전문가 등 10명 이상의 자문위원이 참여해 격주로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분과별 논의 상황을 점검하며 7~8월 발표를 목표로 개혁안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아직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단계인 만큼 구체적인 내용을 확정하기에는 이르다.”
-경제사업 활성화는 어떤 방향으로 논의되고 있나.
“현장 농업인들이 가장 많이 요구하는 분야가 경제사업이다. 특히 도시농협의 경제사업 기여도를 높이는 방안을 집중 논의하고 있다. 현재는 도시농협이 농촌조합에 선급금을 지급하는 것만으로도 경제사업 실적으로 인정받는 구조다. 앞으로는 농촌조합과의 계약 확대나 농산물 판매 활성화 등 실질적인 경제사업 기여도를 중심으로 평가체계를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경제사업을 적극 추진하는 도시농협에는 도농상생기금과 상생사업비 부담을 완화하는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기여도가 낮은 조합은 부담을 높여 확보된 재원을 농촌조합의 경제사업 지원에 활용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하고 있다.”
-경제지주 구조 개편은 어느 정도까지 논의되고 있나. 인적분할 등도 검토 대상인가.
“경제지주가 기대만큼 경제사업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일부에서는 경제연합회 체제 전환이나 인적분할 등 다양한 방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 무이자자금과 조합 지원체계 등 현실적인 제약을 고려하면 경제연합회 체제 전환이나 인적분할은 장기적으로 검토해야 할 과제다. 우선은 경제지주의 독립성과 경쟁력을 높이고 자본 확충 방안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경제지주를 대폭 개편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나.
“2차 개혁의 핵심은 조직을 먼저 바꾸는 것이 아니라 농업인과 조합원이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드는 것이다. 경제지주를 어떤 형태로 개편할지부터 정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필요한 기능이 무엇인지 먼저 살펴보고, 그 결과에 맞춰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 기본 방향이다.”
-지역농협 통폐합과 유사 자회사 구조 개편도 논의 대상인가.
“조합 규모화는 논의 대상이지만 강제적인 통폐합은 검토하지 않는다. 자율적인 합병을 원칙으로 하되 품목별 전문화와 규모화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하나로마트와 농협유통, 하나로유통 등 유사 자회사 문제도 인식하고 있지만 단순히 조직을 통합하는 방식보다는 산지와 소비지를 연결하는 판매 기능을 강화하고 농협 스스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향에서 구조 개선을 논의하고 있다.”
김경욱·고성진 기자 kimkw@agri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