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영민 기자]
수입 의존 원자재 확보 관건
인산이암모늄·염화칼륨 비축
공동구매 논의 협의체 구성
물류비 절감 지원방안 제안
중동전쟁으로 무기질비료 원자재 확보에 비상이 걸렸던 만큼 향후 안정적인 원자재 공급망 구축을 위해 주요 원자재 비축이나 원자재 공동 구매 시 운송비 지원 등의 정책적 운영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나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무기질비료 산업의 지속성 확보를 위한 과제 연구보고서(김정승·박지연·안주영)를 발간했다. 이번 연구는 농지면적 감소로 무기질비료 수요 감소, 국제 정세 불안 등으로 인한 원자재 수급 및 가격 불안정, 소비자의 수요 변화 등에 대응해 국내 무기질비료 산업의 지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실시됐다.
보고서는 국내 무기질비료 원자재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특성상 중동전쟁과 같은 국제 정세의 불안정한 상황에 대비해 안정적인 원자재 확보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제안을 담았다. 국제 정세가 불안정하고 주요 수출국의 수출 통제가 지속될 경우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이어지고, 이는 농가의 경영비 부담으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그 일환으로 우선 주요 원자재의 비축을 제안했다. 대표적인 것이 인산이암모늄(DAP)과 염화칼륨이다. DAP의 경우 그동안 중국에서 80% 이상을 수입해 왔지만, 2022년부터 중국이 DAP를 포함한 무기질비료 원자재 수출을 통제하고 있어 국내 업체들이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또 염화칼륨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가격이 급등한 경험이 있다. 이에 보고서는 DAP의 비축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럴 경우 일본이 시행하고 있는 ‘비료에 관련된 안정공급 확보를 도모하기 위한 대처 방침’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일본은 민간 비료 생산업자를 통해 DAP 및 염화칼륨 3개월분의 수요량을 상시 비축하도록 하고 있다. 생산업자에 대해선 기준 수량을 제외한 비축 수량에 대해선 보관료와 이자 및 보험료를 지원하고, 보관 시설이나 설비 정비의 비용도 지원한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농림축산식품부나 조달청을 중심으로 DAP 비축 시행을 제안했다.
비축과 함께 제안된 것은 수입선 다변화를 위한 해상 운송에 대한 지원이다. DAP 부족으로 국내 업체들이 중국보다 운송비가 훨씬 비싼 국가에서 수입했던 것을 감안해 원자재 공동 구입을 통해 해상 운송료를 절감하도록 지원을 강구해야 한다는 것. 현행 ‘경제안보를 위한 공급망 안정화 지원 기본법’ 제22조에 경제안보 품목 등의 해외 특정 국가 또는 특정 지역에 대한 의존도를 완화하고 해외에서의 상황 변화에 따른 공급망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수입국가 다변화를 위한 물류 등 비용절감을 지원할 수 있도록 돼 있는 조항을 활용하자는 얘기다. 이 법령 조항을 토대로 특정 국가 의존도가 높은 원자재의 수입선 다변화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물류비 절감에 대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원자재 공동 구매의 경우 국내 생산업체 간의 합의가 필요한 만큼 정부를 중심으로 협의체를 구성해 논의하고 시행 여부를 파악하는 것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정책 과제를 시행하기 위해선 국제 원자재 가격, 환율, 수출국의 수출 통제 등을 반영한 조기경보시스템을 우선 구축할 필요성도 제안했다. 이 시스템을 통해 원자재 비축이나 비축 물량의 방출, 수입선 다변화의 의사결정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정승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무기질비료 원자재의 지리적 편중과 국제 정세 불안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공급망의 안정화는 곧 국가 경제안보 및 식량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이라며 “정부 주도의 선제적 조기경보체계를 가동하고 농업인 수요에 맞춘 기능성 비료 R&D와 유통 제도를 정비해야만 비료 산업과 농업이 함께 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