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김진오 기자]
최근 농산물 가격 폭락과 농자재가격 폭등으로 농업현장의 어려움이 커지는 가운데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추진 논의가 나오면서 농업인들이 행동에 나섰다.
한국종합농업단체협의회는 지난 6일 청와대 분수대광장에서 ‘CPTPP 가입 추진 중단 촉구 및 농산물 가격 폭락·농자재값 폭등 대책 요구’ 기자회견을 가졌다.
한종협에 따르면 최근 채소류를 중심으로 농산물 가격 하락세가 장기화되면서 농업현장의 어려움은 심화되고 있다. 생산비를 회수하기 어려운 가격이 형성되면서 농업인들은 수확을 포기하거나 출하를 미루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으며 농산물을 생산할수록 손실이 커지는 비정상적인 시장구조 속에서 농가의 지속가능성이 위협 받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중동지역 분쟁에 따른 국제 유가 불안과 공급망 교란, 환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비료·농약·포장재 등 농자재값과 면세유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생산비 부담은 이미 농가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고 농가 경영은 더욱 심각한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이처럼 최근 농가의 경영부담이 가중되고 있음에도 정부는 할당관세를 연장하고 수입농산물 확대 정책을 지속하고 있다. 여기에 CPTPP 가입 추진 논의까지 이어가는 중이다.
한종협은 물가안정이 정부의 중요 정책과제지만 국내 농업을 희생하는 물가정책은 결코 지속가능한 해법이 될 수 없다고 강변했다. 특히 생산 현장의 붕괴를 방치한 채 수입에 의존하는 방식은 결국 국내 농업의 자생력을 약화시키고 농산물 수급 불안을 반복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CPTPP 가입으로 농산물 시장 개방 확대와 함께 검역·위생 등 규범 변화가 뒤따를 경우 그간 보호해 온 민감 품목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한종협은 △농가 소득안전망 구축 △실효성 있는 가격 안정장치 구축 △협의 없는 CPTPP 가입 즉시 중단 △농가 경영안정을 위한 실질적인 생산비 지원 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또 한종협 소속 단체장들은 청와대 농림축산비서관실에 농업 현장의 절박한 위기상황을 토로하는 건의서를 전달하고 정부와 국회의 책임 있는 역할을 촉구했다. 이 건의서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실에도 전달할 계획이다.
노만호 한종협 상임대표(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장)는 “물가 안정이라는 명분 아래 수입농산물을 확대하는 정책이 반복돼 그 피해는 고스란히 농가로 돌아가고 있다”라며 “국민 먹거리 안정을 말하면서도 정작 먹거리를 생산하는 농업인은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는 중”이라고 꼬집었다.
또 “CPTPP는 단순한 통상 협정이 아니라 국내 농업 기반과 국민 먹거리 안정성까지 위협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가입 추진 논의를 중단하고 농산물 가격 안정과 농가 경영 부담 완화를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