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햇살이 스며든 충북 괴산의 어느 하우스 안, 한쪽에서는 마을 아주머니들이 포트에 어린 싹을 옮겨심느라 분주하다. 오늘은 고추모를 이식하는 날이다. 여기서 자란 모종들은 이도훈, 이준규 부자의 농장에서 자라게 될 것이다. 미리 심은 브로콜리와 양배추 모종은 따스한 햇볕을 받으며 아주 잘 자라는 중이다.
모 이식이 끝난 포트를 옮겨서 줄 세우는 일은 아들이 하고, 잘 자라라는 바람과 함께 물을 흠뻑 주는 일은 아버지가 맡았다. 아버지 이도훈 농부는 전국농민회총연맹 활동가로서 일생 동안 우리 농업을 지키기 위해 애써 왔고, 아들 이준규 농부는 괴산군농민회 정책실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아버지의 길을 고스란히 이은 아들의 모습은 함께 일하는 부자의 모습을 넘어 세대를 이어 가는 농사의 미래가 보이는 따스한 풍경이었다.
지금 괴산에서는 어딜 가나 봄 농사를 위해 곱게 갈아엎은 들판과, 모종들이 쑥쑥 자라는 육묘장을 볼 수 있다. 풍경은 고요하지만 농부들의 발걸음과 함께 꽃망울처럼 터질 농사 준비가 한창 진행 중이다.
※ 이번호를 끝으로 ‘시골 사진가의 괴산여유’ 연재를 종료합니다. 성원해주신 독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이영규 괴산 목도사진관 대표
오랫동안 출판일을 하면서 사진 작업을 하다, 지금은 충북 괴산군 불정면에서 작은 사진관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 아름다운 자연과 오랜 문화와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고, 그 이야기를 글로, 사진으로 기록하는 일을 하고 있다. 괴산의 청년농부들을 만나면서 <청년농부>라는 첫 책을 냈고, 마을 어르신들과 함께 마을을 돌아보면서 사람과 풍경을 함께 담는 작업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