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업신문= 강혜란 기자)
지난해 생산비에도 못 미치는 가격에 농민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왔던 창녕 마늘 초매식. 올해는 농가가 줄곧 요구해온 생산비 보장선인 4500원을 웃도는 가격이 형성되며 첫 거래가 비교적 무난하게 마무리됐다. 지난해와 같은 경매 중단 사태는 없었지만, 생산자들은 수입 냉동마늘 증가와 저품위 물량 처리 등 근본적인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1일 경남 창녕농협 농산물공판장에서 2026년산 건마늘 초매식이 열렸다. 전국 최대 마늘 주산지인 창녕에서 열리는 초매식은 한 해 산지 가격의 흐름을 가늠하는 첫 경매다. 이날 공판장에는 20kg들이 마늘 9844망이 출하되며 올해 마늘 거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날 경매 결과 대서종 상등급 평균가격은 1kg당 4520원을 기록했다. 상중등급은 4114원, 중등급은 4016원, 하등급은 3285원에 형성됐다.
상등급 평균가격은 지난해 초매식 평균가격인 4131원보다 389원 올랐다. 특히 지난해 생산자들이 제시했던 생산비 보장선인 4500원을 웃돌며 초매가를 둘러싼 우려를 다소 덜었다.
지난해 초매식에서는 첫 경락가격이 3000원 후반대에 형성되자 농민들이 “생산비도 건지지 못하는 가격”이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경매가 한때 중단되기도 했다. 이후 가격이 4000원대로 올라섰지만 상등급 평균가격은 4131원에 그쳤다. 올해는 지난해와 같은 가격 갈등이 재연되지 않으면서 첫 거래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 마무리됐다.
다만 생산자들은 초매가가 기대 수준을 넘어섰다고 해서 올해 농사를 낙관하기는 이르다고 강조했다. 올해는 수확기 잦은 강우의 영향으로 저품위 마늘 비중이 적지 않은 만큼, 상품 가격이 양호하게 형성됐더라도 하품과 등외품 처리 여부에 따라 향후 산지 가격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주호 (사)쌀전업농경남도연합회장은 “수확기 잦은 강우로 품질이 떨어진 마늘이 적지 않아 농가들의 걱정이 크다”며 저품위 마늘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배민식 농림축산식품부 원예산업과장은 “하품과 등외품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가의 부담을 덜어드릴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너무 늦지 않은 시기에 조속히 대처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전국마늘생산자협회는 초매식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생산비 보장과 수입 냉동마늘 관리 강화, 농어촌특별세의 농가 지원 확대를 정부에 촉구했다.
최상은 전국마늘생산자협회 회장은 “끝을 모르는 인건비와 비료·자재비 상승으로 농사를 지을수록 농가에는 빚만 남는 현실”이라며 “농민이 정당한 가격을 받을 수 있도록 생산비가 반영되는 산지 가격과 유통구조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입 냉동마늘이 국내 가격을 왜곡하고 농가의 안정적인 판로를 잠식하고 있다”며 “정부는 수입 냉동마늘의 유통 실태를 면밀히 점검하고 표시·유통 관리 강화, 국내산 우선 구매 확대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