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업신문=김채은 기자) 전국농민회총연맹(의장 윤일권, 이하 전농)이 생산비 급등과 농산물 가격 폭락으로 벼랑 끝에 몰린 농업 현실을 알리고 정부의 근본적인 농정 전환을 촉구하기 위해 오는 7일 서울 광화문에서 ‘농자재값 폭등! 농산물 가격 폭락! 근본 대책 촉구! 7·7 전국농민대회’를 개최한다.
전농은 지난 2일 서울 용산구 전국농민회총연맹 회의실에서 언론설명회를 열고 대회 취지와 주요 요구사항을 발표했다. 이번 대회는 기존 집회 방식에서 벗어나 농민과 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형태로 마련됐다. 농산물을 공판장 낙찰가격 수준으로 시민에게 직접 판매하고, 농민 수취가격과 소비자 구매가격의 차이를 공개해 유통구조의 문제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윤일권 전농 의장은 “농민들의 생존권이 걸린 문제인데도 정부는 CPTPP 추진 여부조차 농민들과 제대로 논의하지 않고 있다”며 “이전 정부처럼 모든 협의를 끝낸 뒤 농민들에게 뒤늦게 통보하는 방식이 반복되는 것은 매우 참담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올해는 생산비 보장과 농산물 공정가격제 도입, CPTPP 가입 철회를 요구하는 투쟁을 7월부터 시작해 9월, 11월까지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전농은 최근 농산물 가격 폭락이 월동무와 당근, 양배추, 양파·대파를 넘어 감자, 보리, 오이, 수박 등 대부분 품목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비료와 농약 등 농자재 가격은 품목에 따라 50~100% 가까이 상승하면서 농가의 생산비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엄청나 전농 정책위원장은 “올해도 당근에 이어 배추와 양배추까지 갈아엎는 일이 반복되고 있지만 정부는 장바구니 물가만 관리할 뿐 농민들의 가격 폭락 문제는 외면하고 있다”며 “농림축산식품부가 농민의 생존권을 보호하고 지속 가능한 생산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농은 이번 행사에서 양배추, 양파, 오이, 애호박, 방울토마토 등을 농민들이 실제 공판장에서 받는 가격 그대로 판매할 계획이다.
엄 정책위원장은 “시민들이 단순히 싸게 농산물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이 가격이 농민들에게는 ‘피눈물 나는 가격’이라는 사실을 알리는 것이 목적”이라며 “판매 영수증에도 농민들이 처한 현실을 담아 전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양배추의 경우 농민이 공판장에서 받는 가격은 한 통 500원 수준이지만 소비자가 대형마트에서 구매하는 가격은 할인 판매를 적용해도 2800원 안팎에 형성돼 있다. 참외 역시 농민 판매가격은 1㎏ 800원 수준인 반면 소비자가격은 약 6000원으로 7배 이상 차이가 나는 사례도 소개됐다.
전농은 농산물 가격 폭락의 원인을 단순한 유통 문제가 아닌 국가 농정의 구조적 문제로 보고 있다.
엄 정책위원장은 “도매시장 중심의 가격 결정 방식만으로는 농민들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어렵다”며 “국가가 공정한 가격 기준을 마련해 농민과 소비자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유통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전국농민대회는 기존 전농 집회와 달리 시민 참여를 대폭 확대했다는 점도 특징이다. 행사는 농산물 직거래와 시민 참여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사전행사를 시작으로 본대회와 청와대 인근까지 이어지는 행진 순으로 진행된다. 시민들은 장바구니를 들고 행사에 참여하며 농민들과 함께 농업 문제를 공유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