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제주농협·서귀포농협 등 제주 지역농협들이 (사)한국주유소협회 제주도지회(제주주유소협회)와의 담합하에 경질유(휘발유, 경유, 등유) 기준가격 설정으로 타 지역 대비 고가에 기름을 팔아온 행위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주병기, 공정위)가 시정명령 및 과징금(총 20억2000만원) 부과 조치를 취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제주농협은 2022년 10월 14일부터 2024년 7월 10일까지, 서귀포농협은 2022년 9월 19일부터 2024년 7월 10일까지 자체 경질유 판매가격을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오피넷)에 공개하기 전 소위 ‘기준가격’으로서 제주주유소협회에 미리 제공하는 등 제주주유소협회와의 담합하에 기름값 인상 조치를 자의적으로 취해왔다.
제주주유소협회는 제주농협·서귀포농협으로부터 미리 전달받은 ‘기준가격’을 지역 사업자들에게 통지해 지키게끔 유도했으며, 해당 농협들이 기준가격보다 저가에 판매하는 업체를 발견해 통지하면 제주주유소협회가 기준가격을 따르도록(즉 가격을 인상하도록) 저가 판매 업체를 압박하기도 했다.
실제로 2023년 제주농협·제주주유소협회 관계자 간 통화 내용에 따르면, 제주주유소협회는 휘발유 가격을 50원 인상하자는 제주농협의 제안에 따라, 그해 8월 7일 제주시 지역 휘발유 가격을 기존 1730원 대비 50원 인상한 1780원으로 사업자들에게 통보했다. 같은 시기, 서귀포에서도 휘발유 가격을 기존 1700원에서 10원 인상된 1710원으로 책정했다.
제주주유소협회도 이런 식의 기준가격 결정·통지 행위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에 위반되는 것임을 모르지 않았다. 그래서 공정위가 담합 조사 등을 진행할 땐 문자로 통지하는 대신 통화 또는 직접 방문 등의 방법으로 기준가격을 고지했으며, 사업자에게 가격통지 내용의 삭제 또는 외부 유출 방지 등을 요청하는 행태를 보였다.
사업자단체 및 사업자들이 가격경쟁 회피를 위해 ‘끼리끼리’ 자의적으로 가격 결정을 하는 것은 전형적인 담합 행위로, 공정거래법에 정면으로 위배된다. 해당 건을 심각하게 바라본 공정위는 담합 주체들에 과징금 총 20억2000만원(서귀포농협 10억3300만원, 제주농협 9억8700만원, 제주주유소협회 3000만원)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국민 생활과 밀접한 경질유 시장에서 경쟁질서를 저해하는 사업자단체 등의 행위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법 위반사항 적발 시 엄정하게 조치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