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국산 양파가 주인공인 축제가 열렸다. 양파 생산자단체가 주축이 돼 음식의 조연이었던 양파를 주제로 요리 경연대회를 열고, 중식 대가인 이연복 셰프와 한식 권위자 이보은 요리연구가를 ‘국산 양파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또 폭락한 국내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 관심도 끌어모으는 등 새로운 형식의 농민-소비자 상생 한마당이 펼쳐졌다.
(사)한국양파연합회(회장 배정섭 서남부채소농협 조합장)와 양파의무자조금관리위원회(관리위원장 이홍주)는 지난 18일 서울 마포구청 앞 구민광장에서 ‘2026 자조금 상생 어니언 크래시 요리 챔피언십’을 개최했다. 양파를 주제로 한 요리대회였지만 단순한 요리 경연을 넘어 국내산 농산물의 소비 촉진까지 도모하는 행사였다. 현장 내용은 유튜브로 실시간 생중계해 온‧오프라인 경계 없이 관람할 수 있게 한 것도 특징이다.
이날 행사는 마술쇼, 비눗방울 공연 등으로 준비한 식전 행사부터 참가자들의 환호가 터졌다. 개그맨 박휘순씨가 진행한 본행사는 △국산 양파 홍보대사 위촉식 △개회식 △요리경연대회 △시상식 순서로 이어졌으며, 부대행사로 △양맥(양파-백주) 페스타(국산 양파를 맛보고 즐기는 푸드 페스티벌)와 △농산물 꾸러미(양파‧가지‧토마토‧호박 등) 증정 시간도 진행했다.
오후 4시부터 열린 본행사의 첫 순서는 이연복 중식 셰프와 이보은 요리연구가의 ‘국산 양파 홍보대사’ 위촉식이었다. 방송 출연으로 잘 알려진 이연복 셰프, 이보은 요리연구가는 국산 양파는 물론 국산 농산물의 우수성을 적극 알리겠다고 인사했다. 이어진 요리 경연대회에서는 사전에 온라인 예선을 통해 선발된 6명에게 양파를 주재료로 60분 동안 요리를 완성하는 미션을 줬다. 요리가 시작되자 행사장에는 양파가 익으면서 달큼한 냄새가 가득 퍼졌다. 주최 측에 따르면, 온라인 예선전도 뜨거웠다고 한다. 예선전에선 참가자들이 양파 요리법과 설명서, 3분 분량의 조리 영상을 제출했고 엄격한 심사 과정을 거쳤다. 특히, 양파 요리 예선전을 접수한 신청자들에게는 국산 햇양파 15kg을 무료로 배송했다.
어니언 크래시 요리 챔피언십 6명의 본선 진출자는 60분 안에 각기 다른 개성 만점의 양파 요리를 만들어 보기 좋게 차려 냈다. 심사는 국산 양파 홍보대사인 이연복 셰프와 이보은 요리연구가가 맡아 양파의 풍미를 얼마나 잘 살렸는지, 양파는 얼마나 많이 사용했는지 등의 기준으로 점수를 매겼다. 양파 요리대회에선 1등에 김기선씨, 2등엔 박효준씨, 3등엔 박종훈씨가 선정됐다.
식전 행사부터 요리대회 시상식까지 3시간을 훌쩍 넘긴 행사는 기존 농산물 소비 촉진 홍보 방식과 다른 점이 많았다. 농산물을 나누거나 할인 판매하는 것으로 끝난 게 아니라 일찌감치 인플루언서가 온라인상에서 국산 양파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본 행사를 곳곳에 알렸다. 또한 요리대회라는 형식으로 관심을 끌어모았으며, 유명인들과 함께 ‘도전! 양파벨’ OX퀴즈, 마술쇼 등을 진행해 도심 속 신나는 농산물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행사를 위해 주최 측이 준비한 양파는 산지에서 직접 수매했으며, 물량도 7.6톤가량 된다. 요리대회 예선 신청자 300명에게 보낸 15kg 외에도 현장 관객과 온라인 후원자, 요리대회 본선 진출자, 행사 관람객 등에게 양파를 증정했다.
이날 행사에는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유동균 마포구청장을 비롯해 농협경제지주‧농어촌희망재단 관계자와 한국양파연합회·양파의무자조금관리위원회·한국양파생산자협의회 등 생산자단체 관계자들도 함께 자리했다.
배정섭 한국양파연합회장과 이홍주 양파자조금관리위원장은 “농산물 가격이 폭락해 산지에선 농가 시름이 깊었지만, 그 시름을 덜고 소비 촉진 행사의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어니언 크래쉬라는 행사를 마련했다”라면서 “단순한 요리대회가 아닌 농산물을 수매하는 상생형 소비 촉진 행사를 통해 양파를 더 많이 알리는 자리로 기획했다. 농민들이 땀으로 키운 양파를 지키는 힘은 소비자들의 관심과 사랑에서 비롯된다”라고 관심과 지원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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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양파요? 음식 모르는 사람이나 써요” 인터뷰 ∥이연복 셰프
중식요리의 대가 이연복 셰프가 ‘어니언 크래쉬 요리 챔피언십’ 심사위원이라는 것 하나만으로 이번 대회의 관심은 폭발적이었다. 더구나 이연복 셰프는 국내산 양파 사랑에 ‘진심’이었다. 요리 경연 대회 심사가 끝난 뒤 축하공연이 이어지는 사이, 잠깐 이야기를 청했다. 이연복 셰프는 농사짓는 분들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조그만 텃밭 농사지어 본 사람들은 다 알아요. 농사가 얼마나 힘든 건지. 풀, 날씨, 노동…. 그런데, 뉴스를 보니 양파, 호박, 오이, 가지, 부추, 양배추 할 것 없이 너무 폭락했다고 해서 속상했어요. 반대로 소비자들은 물가 부담에 뭐든 싸게 사면 좋은 거고. 그렇다 해도 농산물값이 생산비도 안 나온다는 건 말도 안 되잖아요. 생산자-소비자 모두가 만족할만한 적정가격의 중간선이 필요한 것 같아요.” 그는 폭락한 농산물값에 속상한 마음으로 뭐라도 돕고 싶었다고 밝혔다. 할 수 있는 한 국내산 농산물 소비를 확대하는 것도 필요하겠다는 생각에 중화요리사들이 모인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서 ‘국내산 양파 많이 쓰자’라고 독려도 했다. 외식업체에서 중국산 양파 사용이 많은 것에 문제의식도 분명했다. 이연복 셰프는 “중국산 양파는 질겨요. 국내산 양파는 아삭아삭하거든요. 가격만 따질 게 아니라는 거죠. 음식을 모르는 사람이나 수입 양파 쓰는 거예요”라고 평소 생각을 전했다. 이번 대회에서 국산 양파 홍보대사로 위촉되면서 그의 양파 사랑은 더욱 짙어질 것이 분명하다. 이연복 셰프는 국내산 농산물 소비 촉진에 힘을 보태왔지만, 최근엔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얼마 전 200여명이 모이는 중식 관계자 모임이 있었어요. 농협에 계신 분들 오시라고 했고, 한마디해 달라고 시간도 마련했어요. 오늘 행사도 그렇고 양파생산자 단체에서 여러 노력을 하고 계시는데, 성과가 커지길 바랍니다. 농민 여러분, 힘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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