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로 시작된 농지실태 전수조사가 1차 기본조사(5.18~7.31)를 마치고 2차 심층조사(8.1~12.31)에 들어갔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송미령)는 지난달 30일 기자브리핑을 열어 농지 기본조사 결과 및 심층조사 계획을 발표했다.
농지법 위반 의심면적, 수도권 제외하고도 27%
지난달로 마무리된 기본조사는 농지대장, 농업경영체 등록정보 등 확보돼 있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심층조사 대상(위법 의심 농지)를 추려내는 작업이었다. 기본조사 결과, 올해 농지실태 조사 대상인 총 136만ha 중 위법 의심 농지는 27%(30만ha, 284만필지)로 추려졌다. 유형별로는 불법 임대차 의심 21.1%, 무단 휴경 의심 11.6%, 불법 전용 의심 9%, 소유제한 위반 1.4%며 가장 많은 의심 사례가 확인된 지역은 세종-제주-강원 순이다.
최대 투기지역으로 추측되는 경기가 순위권에 없는 이유는, 수도권 지역 전체를 애당초 심층조사 대상으로 분류하고 별도의 1차 선별작업을 진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즉 위법 의심농지가 전체의 27%라는 건 수도권을 제외한 수치며, 순수하게 기본조사가 이뤄진 면적 중 위법 의심농지 비율은 약 34%가 된다.
조사기간 동안 ‘임차농 보호 신고센터’엔 총 206건의 농지법 위반 신고가 접수됐다. 임차농 강제퇴거 신고는 8건, 그중 농지 전수조사와 관련된 건은 2건이었다. 구두계약이나 상속농지 소유제한 위반을 적법화하기 위한 ‘특별정비기간’ 운영으로 농지은행 임대수탁 농지가 전년 대비 80% 증가하기도 했다.
조사원이 직접 논밭으로, 농지 심층조사 시작
지난 1일부터 시작한 심층조사는 기본조사로 추려낸 위법 의심 농지 30만ha에 사전에 ‘9대 위험지역(수도권·토지거래허가구역 등)’으로 분류해 뒀던 면적을 합한 78만ha를 대상으로 한다.
조사는 현장조사, 보완조사 순으로 진행한다. 현장조사는 공무원과 조사원이 농지를 방문해 경작 사실 등을 확인하는 작업이고, 보완조사는 불법 임대차 여부 등을 보다 정밀하게 파악하는 작업이라 주민 참여가 이뤄질 예정이다.
농식품부는 심층조사에 대비해 지난 6월 일부 지역에서 시범조사를 진행하며 문제점을 보완했고, 공무원·조사원 워크숍 및 교육으로 조사 방법을 숙지시켰다. 한국농어촌공사 직원 132명은 조사를 위해 드론 촬영 자격증을 취득하고 현장조사 시스템을 신규 개발하기도 했다.
올해로 농지 전수조사가 완료되는 건 아니다. 올해 조사(기본조사·심층조사)하는 면적은 앞서 언급했듯 우리나라 농지 총면적 195만ha 중 136만ha(1996년 1월 1일 농지법 시행 이후 취득한 농지)다. 나머지 59만ha의 농지는 내년에 조사하는데, 농지법 시행 이전 취득 농지인 만큼 위법이 확인돼도 처벌이 불가하며 단지 현황 파악 목적의 조사가 될 예정이다.
악의적 농지 투기 아니라면 처벌 걱정할 필요 없어
농식품부는 확인된 위법 사항에 대해 심층조사가 완료되는 연말 이후 필요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단, 투기 관련 사항은 엄정히 대응하되 일반적 위반 사항은 현장 사정을 최대한 감안한다. 가령 고령으로 몸이 불편한 농민이 불가피하게 휴경하는 경우, 농민 간 필요에 의해 농지를 서로 바꿔 경작하는 경우, 농민이 농업용 간이 창고를 허가 절차 없이 농지에 설치한 경우 등은 성실히 농사를 짓는 과정에서도 빈번하게 일어날 수 있는 만큼, 계도나 서면 임대차계약서 작성, 기타 대안 조치로 갈음하겠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위법 농지나 장기 유휴농지 등은 행정처분 외에도 농지은행이 매입·복구하거나 위탁받아 규모화·집적화, 청년농 지원, 마을 영농형태양광 설치 등 다각도의 활용 방안도 강구할 예정이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묵묵히 현장에서 논밭을 일구시는 농업인들은 농지 전수조사를 크게 우려하지 않으셔도 된다. 전수조사는 전체 농지 현황을 정확히 파악해 제대로 관리가 안 되는 농지를 농업인이 활용하게 함으로써 농지의 생산성을 높이고 미래 농업기반을 확충하기 위한 취지”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