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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벗 따라 생활건강] 별다른 병은 없는데 설사를 자주 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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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철 바로유한의원 한의사
나영철 바로유한의원 한의사

검사를 해봐도 특별한 이상이 없는데 설사를 자주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저는 원래 장이 약해요.”, “찬 것만 먹으면 바로 설사해요.”, “조금만 기름진 걸 먹어도 화장실부터 가요.”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실제로 장에 특별한 질환이 없어도 음식과 생활 습관 때문에 설사가 반복될 수 있습니다. 특히 장이 예민한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는 별 문제가 되지 않는 자극에도 복통이 생기거나 변이 묽어질 수 있습니다.

 

찬물과 찬 음식

찬물을 마시거나 냉장고에서 막 꺼낸 과일을 먹은 뒤 배가 아프거나 바로 화장실에 가는 분들이 있습니다. 원래 장이 예민한 사람은 차가운 음식을 섭취한 뒤 장의 감각이 더 예민해져 복통이나 급한 변의를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아침 공복에 찬물을 한꺼번에 마시거나, 더운 날 얼음 음료와 찬 과일을 연달아 먹은 뒤 설사한다면 음식의 온도가 설사를 유발하는 요인일 수 있습니다.

 

기름진 음식과 튀김

삼겹살이나 튀김, 피자, 햄버거처럼 기름진 음식도 설사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음식을 먹으면 위가 늘어나면서 대장도 함께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이를 위대장반사라고 하는데, 지방이 많은 식사는 이 반응을 더 강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장이 예민한 사람은 기름진 음식을 먹은 직후 배가 아프거나 급한 변의를 느낄 수 있습니다. 방금 먹은 음식이 바로 내려온 것이 아니라, 식사 자극을 받은 대장이 안에 있던 변을 빠르게 밀어낸 경우가 많습니다.

견과류와 씨앗류도 비슷합니다. 견과류, 해바라기씨, 호박씨, 치아시드 등은 건강에 좋은 식품입니다. 하지만 지방과 식이섬유가 많기 때문에 장이 예민한 사람이 한 번에 많이 먹으면 가스가 차거나 배가 아프고 변이 묽어질 수 있습니다.

 

단 음식과 달콤한 음료

달콤한 음료나 과일주스처럼 흡수가 잘되지 않는 당류를 한꺼번에 많이 섭취하면 설사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과당이나 유당, 액상과당, 일부 당알코올은 소장에서 전부 흡수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흡수되지 않은 당이 장에 남으면 장 안으로 물을 끌어들이고, 대장에서 발효되면서 가스와 복통, 설사를 만들 수 있습니다. 과일주스나 달콤한 음료, 디저트, 아이스크림을 많이 먹은 뒤 배가 부글거리면서 설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공복 커피

아침마다 설사하는 분이라면 아침에 마시는 커피도 살펴봐야 합니다. 커피는 장운동을 자극할 수 있습니다. 특히 아침에 진한 커피를 마신 뒤 복통이나 묽은 변이 반복된다면 커피의 양과 카페인 함량, 시럽과 같은 첨가물에 원인이 있을 수 있습니다. 아침에 커피를 마신 뒤 화장실을 가는 것이 꼭 나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묽은 변이나 복통이 반복된다면 커피의 양을 줄이거나 디카페인으로 바꿔보고, 우유나 시럽을 제외했을 때 증상이 달라지는지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우유와 아이스크림

우유나 라떼, 아이스크림을 먹고 가스가 차면서 배가 아프고 설사한다면 유당을 잘 소화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유제품이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사람마다 유당을 분해하는 능력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평소에는 우유를 잘 먹던 사람도 장염을 앓고 난 뒤에는 한동안 유당을 소화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과식과 빠른 식사

평소 식사를 거르다가 한 번에 많이 먹거나, 음식을 거의 씹지 않고 빨리 먹는 습관도 설사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위에 음식이 갑자기 많이 들어오면 대장 운동도 강해집니다. 그래서 식사 도중이나 식사 직후 배가 아프고 화장실에 가고 싶어질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원인으로 특정 음식 하나를 찾기보다 한 끼의 양을 줄이고 천천히 먹는 것이 먼저입니다.

 

식이섬유

변이 좋지 않다고 하면 채소나 잡곡, 과일을 더 많이 먹으려고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장이 예민한 상태에서 현미, 잡곡, 생채소, 콩, 견과류, 씨앗류를 갑자기 늘리면 오히려 가스와 복통, 설사가 심해질 수 있습니다. 식이섬유는 분명 필요한 영양소입니다. 다만 설사를 하는 동안에는 거친 섬유질을 무조건 많이 먹기보다 익힌 채소처럼 비교적 부드러운 형태로 먹는 것이 좋습니다.

 

약과 영양제

먹는 음식에는 문제가 없어 보이는데 갑자기 설사가 시작됐다면 최근에 새로 복용한 약이나 영양제가 없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마그네슘 영양제, 마그네슘이 들어 있는 제산제, 고용량 비타민C, 항생제, 일부 당뇨병약과 변비약은 설사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다만 처방약은 설사가 생겼다고 임의로 중단해서는 안 됩니다. 복용 시점과 설사가 시작된 시점이 비슷하다면 처방한 의료진에게 먼저 알려야 합니다.

 

다만 설사가 4주 이상 지속되거나 혈변, 검은 변, 이유 없는 체중 감소, 빈혈, 발열, 자다가 깰 정도의 설사, 심한 복통이 동반된다면 단순히 장이 예민하거나 음식이 맞지 않는 문제로 넘겨서는 안 됩니다. 이런 경우에는 진료를 통해 다른 원인이 없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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