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김하림 기자]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지원사업이 재개됐다. 지자체마다 세부 일정은 다르나, 임산부들은 이달부터 24만원 상당(자부담 4만8000원)의 친환경농산물 꾸러미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송미령, 농식품부)와 공급업체들은 임산부가 신선하고 안전한 친환경농산물을 받을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아울러 꾸러미를 계기로 소비자가 친환경농산물에 관심을 가지기를 희망하고 있다.
친환경 농축수산물 55품목↑ 공급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꾸러미 지원대상은 2025년 1월 1일 이후 출산한 산모 또는 신청일 기준 임신부 16만명이다. 온라인 또는 거주지역 행정복지센터에서 사업을 신청한 임산부는 광역지자체가 선정한 공급업체를 통해 온라인으로 물품을 구매할 수 있다. 기초지자체에 따라 이용 가능한 업체가 달라지기도 하는데, 이를테면 서울 강서구에선 두레생협, 금천구에선 자연과농부들, 강북구에선 한살림을 통해 주문하는 식이다.
공급물품은 국산 유기농축수산물·무농약농산물·유기가공식품 등으로 구체적인 품목은 공급업체에 따라 다르나, 농식품부가 지정한 필수 품목 55개는 반드시 갖춰져 있다. 공급업체는 품질 및 신선도 유지가 가능한 배송체계와 전국 단위 공급체계를 갖춘 업체 중에서 선정됐다. 지역농산물을 우선 공급할 수 있지만, 지역 내에서 수급이 어려운 품목은 다른 지역에서 공급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임산부는 1회당 4만~10만원 안에서 원하는 품목을 골라 주문할 수 있다. 다만 주문금액의 50% 이상은 농산물이어야 한다. 또한 소비자 편의를 위해 완성형 꾸러미를 선보이는 공급업체도 있다.
농장에서 문 앞까지 ‘하루 만에’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내가 주문한 꾸러미는 어떤 과정을 거쳐 문 앞까지 도달할까. 서울·경기지역 공급업체 중 하나인 두레생협을 예시로 살펴보자.
두레생협은 경기도 친환경 생산자조직으로부터 물품을 받아 서울·경기에 공급하고, 경기도에서 수급할 수 없는 품목은 전국 두레생협 생산자들에게 받고 있다. 현재 두레생협이 구비한 품목은 260여개다.
꾸러미의 장점 중 하나는 갓 수확한 신선한 친환경농산물을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가 두레생협 온라인몰에서 오전 11시 30분 이전에 주문하면 그날 바로 생산지에 발주가 들어간다. 그러면 오후 6시 두레생협 화성물류센터에 입고되고, 포장 후 다음날 새벽 3시엔 출고를 시작하며, 아침에는 배송이 완료된다. 품목마다 다르기는 하나, 기본적으로 만 하루면 생산지에서 우리 집 문 앞까지 오는 것이다.
공급업체마다 구체적인 일정과 유통 과정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마트에서 일반 농산물을 구입할 때보다 짧은 유통 과정을 거칠 가능성이 높다. 마트에서 구매하는 일반 농산물은 대개 생산지→산지유통인→도매시장→중도매인→소매점→소비자 순서를 거치며, 그만큼 생산지에서 소비자에게까지 도달하는 시간도 길어지기 쉽다.
안전성에도 유의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공급업체 평가 지표에 잔류농약 검사대상, 검사주기, 검사방법 등이 포함된 구체적인 품질관리계획 수립 여부를 포함했다. 두레생협의 경우 자체적으로 잔류농약 검사 과정을 강화해, 임산부에게 공급되는 날짜로부터 한달 이내에 잔류농약 검사를 받은 농가가 생산한 친환경농산물만 공급한다.
“임산부 꾸러미, 친환경농산물 소비 확대 마중물 되길”
농식품부는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지원사업의 목적을 “임산부에게 친환경농산물 꾸러미를 배송해 출산과 양육 부담을 덜고 친환경농산물의 안정적 수요를 확보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러한 설명에서 알 수 있듯, 해당 사업은 단순 복지를 넘어 임산부가 친환경농산물 소비 확대에 동참하도록 하는 데 의의가 있다.
올해 사업에는 국비 40%, 지방비 40%, 자부담 20% 등 약 4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내년부터는 연초부터 사업이 시작될 테니, 예산 삭감이 없다면 매년 약 800억원어치의 친환경농산물 수요가 창출되리라 어림할 수 있다.
연 800억원이라는 수치 자체도 적지 않지만, 친환경농업계가 해당 사업에 더욱 기대하는 것은 소비자들이 친환경농산물에 관심을 갖도록 하는 ‘마중물’이 되는 것이다. 장순재 두레생협연합회 정책기획팀장은 “이번 사업을 통해 젊은 소비자들이 친환경농산물에 관심을 가져, 지원 대상자가 아니게 되더라도 소비가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장 팀장은 소비자들을 향해 “최대한 품질 좋은 것을 공급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친환경농산물 특성상 일반 농산물에 비해 크기가 작고 모양도 예쁘지 않을 수 있다. 소비자들이 이해의 폭을 넓혀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