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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형 공동영농’ 키운다···2027년 전국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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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법인 중심 농지 집적·전문경영 모델 본격화
올해 6개 법인 2년간 각각 20억원…11월 개선안 마련
소득↑생산비 절감 기대…수익 배분·운영 투명성 성패


지난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김종구 차관 주재로 공동영농 확산에 필요한 제도 개선과 정책 지원 방향을 논의하고 있는 모습.
지난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김종구 차관 주재로 공동영농 확산에 필요한 제도 개선과 정책 지원 방향을 논의하고 있는 모습.

(한국농업신문=박현욱 기자) 

정부가 개별 농가의 농지를 법인 중심으로 모아 생산부터 판매까지 공동으로 운영하는 ‘공동영농’ 확산에 속도를 낸다. 올해 전국 6개 법인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농지 집적과 수익 배분, 법인 운영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를 보완해 2027년부터 지원 대상을 본격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는 농촌 고령화와 농가 인구 감소로 개별 영농의 지속 가능성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공동영농을 새로운 농업 구조 전환 모델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농지를 어떻게 모을 것인지, 법인에서 발생한 수익을 참여 농업인에게 어떤 기준으로 배분할 것인지가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김종구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지난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공동영농 확산 추진 민·관 협의체’를 주재하고 공동영농 확산에 필요한 제도 개선과 정책 지원 방향을 논의했다.

협의체에는 시범사업 대상 법인과 선도 법인, 생산자단체, 지방정부, 유관기관, 민간 전문가 등 30여 명이 참여했다. 농식품부는 협의체 논의를 통해 농지 집적화, 재배 품목 구성, 소득 배분, 사업 운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현장 문제를 점검하고 오는 11월까지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농가 농지 제공 법인 생산·판매 전문화


공동영농은 농업법인이 농가의 농지를 임차하거나 출자받아 일정 규모 이상으로 집적한 뒤 영농을 공동으로 수행하는 방식이다. 참여 농가는 농지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법인의 경영과 생산 활동에 참여하며, 법인이 창출한 수익을 배분받는다.

핵심은 농지의 소유권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분산된 농지의 이용권과 농작업을 하나로 엮는 데 있다. 농가별로 각각 농기계와 인력을 투입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법인이 파종·방제·수확과 판매를 일괄적으로 관리하는 구조다.

농지가 일정 규모로 집적되면 대형 농기계의 작업 효율을 높이고 인건비와 농자재비를 줄일 수 있다. 재배 품목과 작업 시기도 법인 단위로 조정할 수 있어 계약재배와 이모작 확대에도 유리하다.

생산량과 품질을 일정하게 관리하면 식품기업과 대형 유통업체, 공공급식 등 대규모 수요처와의 거래 교섭력도 높아질 수 있다. 공동영농이 단순한 농작업 대행이 아니라 생산·가공·유통을 결합한 농업 경영체로 발전해야 하는 이유다.


경북 농업소득 3~4배 증가 사례도


농식품부가 공동영농 확대에 나선 배경에는 일부 지역에서 확인된 소득 향상 사례가 있어서다.

공동영농을 집중적으로 추진한 경북에서는 벼 단작과 비교해 법인의 농업소득이 3~4배 늘고, 참여 농가의 소득도 약 2배 높아진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농지를 집적해 생산비를 절감하는 동시에 이모작과 품목 전환, 공동판매를 통해 단위면적당 수익을 높인 결과다.

고령농에게는 직접 농작업을 수행하지 않고도 농지에서 안정적인 소득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청년농에게는 농지를 직접 매입하지 않아도 규모화된 생산 기반에서 전문 경영에 참여할 기회가 제공된다.

농촌에서 빠르게 늘어나는 고령농의 영농 중단과 농지 유휴화를 막으면서 청년농의 농지 진입 장벽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공동영농은 농지·인력 문제를 동시에 풀 수 있는 대안으로 평가된다.


6개 법인 각각 20억원…자부담 10%


농식품부는 국정과제인 ‘국가 책임을 강화하는 농정 대전환’의 하나로 공동영농법인 육성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공동영농 확산 지원’ 시범사업 대상으로 선정된 곳은 강원 횡성군 ‘횡성콩’, 전북 김제시 ‘제일유연’과 부안군 ‘풀콩’, 전남 영광군 ‘홍농청보리’, 경북 상주시 ‘위천친환경’과 경주시 ‘대청’ 등 6개 법인이다.

지원 규모는 법인당 2년간 20억원이다. 재원은 국비 50%, 지방비 40%, 자부담 10%로 구성된다. 전체 사업비 가운데 1년 차에 40%, 2년 차에 60%를 투입한다.

정부와 지방정부가 사업비의 90%를 지원하는 만큼 초기 시설·장비 투자와 법인 경영 기반 구축에는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지원이 종료된 이후에도 법인이 자체 수익으로 운영될 수 있는 사업모델을 만드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정부 지원을 받아 농기계와 시설을 확충하는 데 머무르면 기존 농작업 대행사업과 차별화하기 어렵다. 생산비 절감분과 판매 수익이 실제 참여 농가의 소득으로 돌아가는 구조를 만들어야 공동영농의 정책적 정당성도 확보할 수 있다.


농지 집적보다 ‘수익 배분’ 난관될 듯


공동영농 확산의 가장 큰 난관은 농지 집적과 수익 배분이 될 전망이다. 참여 농가마다 농지의 위치와 면적, 토질, 생산성이 다르고 법인 영농에 참여하는 노동시간에도 차이가 있어서다. 임대료와 출자 배당, 노동 보수, 경영 성과를 어떤 기준으로 나눌 것인지에 따라 농가 간 이해관계가 충돌할 가능성도 있다.

법인의 의사결정 구조와 회계 투명성도 중요하다. 대표자나 일부 임원이 경영 정보를 독점하거나 사업 수익과 비용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으면 참여 농가의 신뢰를 확보하기 어렵다.

농식품부가 협의체의 주요 검토 과제로 농지 집적뿐 아니라 품목 구성과 소득 배분, 사업 운영을 함께 제시한 것도 이 때문이다. 공동영농을 확산시키려면 표준계약서와 수익 배분 기준, 회계 공개 원칙, 분쟁 조정 절차 등을 구체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

2027년 사업 확대 여부 역시 올해 시범법인의 외형적 성과보다 참여 농가의 실질소득과 경영 지속 가능성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인 매출과 재배면적 증가만으로 성과를 평가하면 농가가 체감하는 소득 개선과 법인 내부의 운영 문제를 놓칠 수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공동영농이 정부 지원에 의존하는 단순 농기계·시설 공동이용 사업에 머물러서는 지속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농지와 노동의 기여도를 반영한 합리적인 수익 배분 기준, 투명한 회계 공개, 민주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제도화해 참여 농가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확산의 관건”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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