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5년간 기온이 오르고 비가 잦아지면서 배 병해충 발생 양상이 예년과 달라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배연구센터와 한국배연구회는 7월29일 충남 천안 남서울대학교에서 ‘배 고온장해 대응 워크숍’을 열었다.
민광현 전남광주 나주배원예농협 전문위원은 ‘기후변화에 따른 배 병해충 발생 양상 및 대응방안’ 주제발표에서 “최근 3년간 연평균 기온이 그 이전 30년 평균보다 1.5℃ 이상 높아졌고 최근 5년간 강우는 개화기·수확기에 집중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후 여건이 바뀐 만큼 기존 방제 달력만으로는 병해충에 대응하기 어렵고 방제 시기와 방법도 달라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표적인 병해가 검은별무늬병(흑성병)이다. 그는 “검은별무늬병이 크게 발생한 2021·2024년은 모두 3∼4월 강수량이 평년보다 100㎜ 이상 많았다”면서 “검은별무늬병은 개화 전에 병원균 밀도를 낮추는 것이 중요한 만큼 월동기에 석회유황합제를 살포해 초기 병원균 밀도를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 전문위원은 “과피얼룩병도 최근 발생 양상이 달라진 대표적 병해”라면서 “지난해 8∼9월 강수량이 평년보다 크게 늘어난 가운데 농가 4곳에서 수거한 과실 봉지 모두에서 과피얼룩병 원인균인 알터나리아가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봉지가 과피에 밀착된 상태에서 비가 자주 내리면 병원균이 과실로 이동할 수 있어 봉지를 씌운 뒤에도 7∼9월 살균제를 지속해서 살포하고 제때 수확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민 전문위원은 해충 발생 시기가 빨라진 것도 언급했다. 올해 깍지벌레·복숭아순나방은 예년보다 15일가량 빨리 발생했고 응애도 5월 초중순부터 나타나는 사례가 늘었다는 것이다. 그는 “깍지벌레는 약제를 살포하는 것보다 조피(나무껍질)를 제거하는 것이 방제 효과가 더 크다”며 “개화 직후 전문약제를 충분히 뿌리고 봉지를 씌운 뒤 이동 시기에 추가 방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복숭아순나방은 교미교란제를 함께 활용하고, 응애는 초기 밀도를 낮춘 뒤 계통이 다른 약제를 번갈아 살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워크숍에선 폭염에 따른 생육장해 위험성도 거론됐다. 서호진 국립순천대학교 원예학과 교수는 ‘배 고온장해 발생 양상 및 대응방안’ 주제발표에서 폭염은 햇볕데임(일소)과 열매터짐(열과)뿐 아니라 다음해 생산성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배는 다음해 꽃눈 형성에 필요한 저장양분을 여름철 축적하는데 고온이 이어지면 호흡량이 늘어 저장양분 확보가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서 교수는 “고온 피해는 과실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다음해 꽃눈과 생산량까지 좌우한다”며 “토양 수분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생육 초기 칼슘 엽면시비와 차광망, 미세 살수 등을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안=정채원 기자 chae1@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