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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농민 정책, 중앙-지역 단절체계 뚫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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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지난달 31일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여성농어업인특별위원회가 주최한 ‘성평등 정책 거버넌스 구축을 위한 권역별 포럼’ 제2권역 영남권(경남·경북) 포럼에 참석한 여성농민들이 밝은 표정으로 기념촬영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달 31일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여성농어업인특별위원회가 주최한 ‘성평등 정책 거버넌스 구축을 위한 권역별 포럼’ 제2권역 영남권(경남·경북) 포럼에 참석한 여성농민들이 밝은 표정으로 기념촬영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위원장 김호, 농특위) 여성농어업인특별위원회(여특위)가 지난달 31일 경북농업인회관에서 ‘성평등 정책 거버넌스 구축을 위한 권역별 포럼(영남권)’을 열었다. 지난 4월 호남권에 이은 두 번째 포럼으로, 지역별 여성농민 전담부서 설치와 그 실질적 구동을 위한 논의가 구체화됐다.

여성농민들의 지난한 투쟁 끝에 올해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여성정책팀이 정규조직(농촌여성정책과)으로 격상됐지만 지자체엔 아직 여성농민 전담부서가 미비한 실정이다. 현재 8개 광역자치단체에 조직 혹은 인력이 불완전하게 갖춰져 있고 기초자치단체 중엔 경남 고성군 단 한 곳에만 전담부서가 설치돼 있을 뿐이다. 이는 여성농민 정책이 중앙에서 지역까지 원활히 흐르지 못하게 하는 결정적 요인이다.

발제자인 이순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박사에 따르면 여성농민 전담부서나 전담인력이 있는 지자체라 해도 담당 공무원의 여성농민 업무 비중은 20~35%에 불과하며, 여기에 공무원 순환보직제가 겹쳐 업무 집중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때문에 이 박사는 지자체별로 반드시 2명 이상의 전담인력을 배치하고 그중 한 명은 보직이동이 없는 전문관제로 운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책과 현장의 거리를 좁힐 거버넌스의 중요성도 덧붙였다. 지금의 여성농민 정책은 바우처·공동급식 등 생활여건 개선에 집중돼 있는 게 사실이다. 농촌사회 성평등을 실현하려면 보다 근본적인 인식·구조·문화 개선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선 정책이 여성농민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여성농민들 스스로도 역량을 개발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경남 및 경북 전역에서 모인 여성농민들이 토론을 경청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경남 및 경북 전역에서 모인 여성농민들이 토론을 경청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달 31일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여성농어업인특별위원회가 주최한 ‘성평등 정책 거버넌스 구축을 위한 권역별 포럼’ 제2권역 영남권(경남·경북) 포럼에서 패널들이 토론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달 31일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여성농어업인특별위원회가 주최한 ‘성평등 정책 거버넌스 구축을 위한 권역별 포럼’ 제2권역 영남권(경남·경북) 포럼에서 패널들이 토론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토론자들도 발제를 뒷받침했다. 김명화 경북여성정책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은 그가 주로 연구했던 성평등가족부 ‘여성친화도시’ 사업 사례를 들어 “여성농민 전담부서를 만들고 여성농민 관련 업무비중을 적어도 60%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거버넌스에 대해서도 “여성친화도시에서 처음에 어려웠던 협의체 운영이 안착한 이유는 성평등가족부에서 구성·운영 등에 가이드라인을 줬기 때문”이라며 농식품부에 인도 역할을 당부했다.

거버넌스와 관련해선 이날 강원도(송연옥 전 강원도여성정책협의회장)와 경남 고성군(김명희 경남고성여성농업인종합지원센터장)의 우수사례 발표가 있었다. 박혜진 청년여성농업인협동조합 회장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여성농업인 행복바우처’ 정책이 폐지된 충청남도 사례를 거론하면서 “충남에도 강원 같은 정책협의체가 있었다면 여성농민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지 않았을까”라며 여성농민 정책 거버넌스가 시급히 전국에 구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귀농귀촌·결혼이민여성 등 여성농민의 유형이 다양해지고 있다. 이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대상별로 초점을 맞춘 사업들도 많아질 것”이라며 “행정 혼자 일하기보단 거버넌스를 통해 그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담아야 매끄럽게 정책이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 여성농민 정책 방향을 설명하는 장다은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여성정책과장. 한승호 기자
정부 여성농민 정책 방향을 설명하는 장다은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여성정책과장. 한승호 기자

발제자가 던진 화두 이외에도, 토론석과 청중석을 가리지 않고 현장 여성농민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쏟아지기도 했다. 김우정 의성군의원은 “사례발표에서 나열한 정책 중 국비가 투입되는 건 ‘여성농업인 특수건강검진’ 하나뿐이다. 지방정부 역량에만 의존하지 말고 지역의 잘된 정책은 정부 차원에서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고, 김수미 한국여성농업인경북도연합회장은 여성으로서 마을회의·위원회·조합 등에 힘들게 참여해 온 경험을 이야기하며 “우리 스스로 요구해야 우리의 지위가 높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여성농업인 영농여건 개선교육’ 시행기관으로 활동 중인 의성군여성농민회 소속 황정미씨는 교육에 대한 현장의 뜨거운 호응을 전하면서 “마을마다 여성농민 정책을 전달할 통로는 영농여건 개선교육”이라며 사업 활용을 주문했고, 경북지역 여성농업인지원센터 격인 ‘농촌보육정보센터’ 센터장들은 “여성농민을 위한 농촌보육정보센터가 다함께돌봄센터나 지역아동센터로 전환되고 있다. 남아있는 센터를 여성농업인지원센터로 전환해 여성농민 정책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호소했다. 또 진주에서 온 김영미씨는 “이장, 부녀회장 등 농촌지역 지도자를 대상으로 중앙정부가 성평등교육을 꼭 의무화해 달라”는 간곡한 요구를 전했다.

이날 포럼에선 오미란 광주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를 좌장으로 김명화 경북여성정책개발원 선임연구위원, 김우정 의성군의원, 김도영 안동시립임하농촌보육정보센터장, 박혜진 청년여성농업인협동조합 회장, 김수미 한국여성농업인경북도연합회장이 지정토론자로 나섰다. 청중석엔 김호 농특위원장과 정영이 농특위 여특위원장, 장다은 농식품부 농촌여성정책과장이 배석해 의견을 경청했다.

정영이 여특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여성농민을 위한 정책들은 하늘에서 뚝 떨어지지 않았다. 끊임없는 우리의 요구로 하나하나 만들어졌고 변화하고 있다”고 역설한 뒤, “같은 농어촌이라도 지역마다 여건이 다르고 여성농민들이 마주하는 현실도 다르다. 그렇기에 정책은 현장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고 포럼 취지를 밝혔다. 농특위 여특위는 이후 중부권(경기·강원·충북·충남) 포럼에 이어 국회 종합 포럼으로 이번 현장 행보를 정리할 계획이다.

김호 농특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김호 농특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정영이 농특위 여성농어업인특별위원회 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정영이 농특위 여성농어업인특별위원회 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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