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잡곡의 항당뇨·항고혈압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황금 혼합비율’이 개발돼 특허등록됐다. 고령화와 만성질환 인구 증가로 특수의료용도식품(메디푸드) 시장이 커지는 가운데 국산 잡곡의 산업적 가치를 높이는 계기가 될지 관심이 모인다.
농촌진흥청은 2019년부터 국산 잡곡의 기능성과 영양성분을 분석해 건강관리 목적에 맞는 혼합비율을 개발해왔다. 그 결과 항당뇨·항고혈압 활성이 우수한 국산 잡곡 원료를 선발하고 효능을 극대화하는 최적 혼합률을 찾아내 특허등록을 완료했다고 8일 밝혔다.
잡곡류 섭취를 통해 항당뇨 효과를 가장 크게 얻으려면 귀리·수수·손가락조·팥·기장 5종 잡곡을 ‘30:30:15:15:10’ 비율로 섞으면 된다. 항고혈압의 황금 혼합률은 손가락조·수수·팥 3종을 ‘30:35:35’로 배합하는 것이다.
동물실험 결과 항당뇨용 혼합잡곡 섭취군의 공복혈당은 당뇨 유도군보다 22% 낮았다. 항고혈압용 혼합잡곡 섭취군의 수축기 혈압은 일반 사료를 먹인 고혈압 대조군보다 20% 감소했다.
연구진이 선발한 품목별 우수 품종은 귀리 ‘대양’, 손가락조 ‘핑거1호’, 수수 ‘소담찰’, 팥 ‘아라리’, 기장 ‘금실찰’이다. 손가락조 ‘핑거1호’는 ‘삼다찰’, 수수 ‘소담찰’은 ‘고은찰’로 대체할 수 있다.
연구 성과는 기업에 기술이전됐고 음료·냉동밥·혼합곡·선식·죽·과자·떡 등 가공제품 15종이 출시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농진청에 따르면 국내 특수의료용도식품 판매액은 2022년 2371억원에서 2025년 2959억원으로 1.2배 늘었다. 고령화와 건강에 대한 관심 증대로 이른바 저속노화 열풍이 분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농업현장에도 영향을 미쳐 국내 잡곡 재배면적은 2020년 1만4573㏊에서 2024년 2만3354㏊로 60.3% 늘었다. 이는 2012∼2020년 1만4000∼1만5000㏊에 머무른 것과 대비된다.
농진청은 국산 잡곡 소비를 늘리고 관련 산업화를 앞당기고자 농가와 식품업체 간 상생협력 모델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기술이전 업체와 협력해 충남 홍성(팥), 전남광주 강진(귀리) 등 계약재배 잡곡 생산단지를 확대하는 중이다. 지난해부터 대상웰라이프·쿠첸·농협양곡·롯데마트·청그루 등과 업무협약을 맺고 국산 잡곡 소비촉진을 위한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김병석 농진청 국립식량과학원장은 “소비자와 산업체가 필요로 하는 잡곡 품종을 개발하고 생산·가공·유통·소비 전 주기 협력체계를 강화해 국산 식량작물의 부가가치를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채원 기자 chae1@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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