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대학생촌관(村官) 제도는 보통 대학을 졸업한 학생이 공무원 시험과 비슷한 시험을 거쳐 농촌마을에 파견돼 일정한 기관 동안(2~3년) 월급을 받고 마을 발전을 위해 일하는 제도를 말한다. 대학생촌관제도는 1995년 장수성 쉬저우시 펑현에서 ‘어린 매 프로젝트(雛鷹工程)’라는 이름으로 처음 시작됐다. 중국 농촌지역에 청년들, 특히 지식청년들이 부족하기 때문에 지방정부가 제도적으로 지식청년을 농촌마을에 파견해 해당 마을의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시작한 것이다.
대학생촌관 제도는 산둥성 등 다른 지역으로 점차 확대됐다. 이후 중앙정부에서도 삼농정책의 일환으로 이 제도를 받아들여 2008년부터 전국적으로 시행됐다. 2008년에는 전국 2만명의 대학생촌관이 선발돼 농촌마을에 배치됐으며 2010년 들어 11만3000명까지 늘어났다. 중국 정부는 전국 모든 행정촌 약 69만개에 1명의 대학생촌관을 배치한다는 계획을 세우기도 했으나, 2013년에 약 23만명을 정점으로 감소하게 됐다. 대학생촌관의 양적 확대보다는 내실을 다지며 상황을 관망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의도인 것으로 파악된다.
그럼 중국 대학생들은 왜 촌관에 지원을 하는가?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다. 첫째는 공무원 시험(공공기관 포함)에서 가산점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도 청년들의 가장 인기있는 직업은 공무원이다. 공무원은 보수는 많지 않지만 안정되고 권한이 있기 때문에 이를 선호한다. 대학생촌관으로 근무하면 공무원 시험 가산점을 받기에 2~3년의 시간을 기꺼이 투자한다. 둘째는 새로운 삶의 기회를 농촌에서 찾기 위해서다. 중국 청년들의 높은 실업률이 말해주듯 도시에서의 경쟁은 매우 치열하다. 더욱이 취업경쟁률이 심한 대도시의 부동산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아 취직을 하더라도 집을 마련해 가정을 꾸리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일부 청년들은 아예 도시보다는 농촌에서 삶의 기회를 찾으려고 하는데 대학생촌관이 그 통로가 되는 것이다.
2015년 발행된 <중국대학생촌관발전보고>를 보면, 2014년 기준 전국 대학생촌관 재직자는 총 18만960명이었다. 이 중 촌간부 임용자는 7만6936명으로 43%를 차지했다. 임용은 2가지 방식으로 지방정부에서 직접 임용(29.8%)하거나, 주민선거를 통해 당선(70.2%)된다. 처음 마을에 파견되면 마을 간부를 보조해 행정사무 처리, 소득증진 사업, 농업기술 전파, 농민조직화, 전자상거래, 마을환경개선 등 마을 발전을 위한 다양한 일을 수행하다가 나중에는 주민 투표를 통해 정식 간부가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을에 남아 간부가 되는 대학생촌관의 직급을 보면 약 절반은 촌당지부 부서기였고, 촌서기가 된 경우는 7.6%였다.
대학생촌관 제도는 농촌인재 공급, 농촌정보화 촉진, 마을행정의 문서화와 정책 집행 능력 향상, 농촌에서의 창업과 협동조합 설립 등 긍정적인 기능을 한다. 반면, 높은 이직률, 전문성 부족, 주민과의 갈등, 형식적 운영, 지역 간 격차 등의 한계도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시진핑 정부 들어서는 향촌진흥 정책에 맞춰 대학생촌관 제도를 개편했다. 대규모로 양산하기보다는 스마트농업, 전자상거래 등 전문역량을 갖춘 인재를 선발했으며, 귀향청년·촌간부의 역량과 농촌 기층조직에서의 거버넌스를 강화했다. 결국 외부 인력 수혈보다는 농촌 내부 인력의 역량 강화와 조직화를 통해 향촌진흥을 촉진하겠다는 시진핑 정부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기사, 번역, 출처 또는 데이터에 문제가 있나요?
수정 요청 제출이 기사의 주제와 관련된 작물·수입·가격 정보는 추후 제공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