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지난해 가을까지만 해도 쌀값 회복세를 강하게 경계하던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막상 쌀값이 회복된 이후부턴 이를 정부의 주요한 농정 성과로 홍보하고 있다. 그리고 그 구호에 심취라도 한 듯 농식품부의 양곡정책은 갈수록 더 ‘벼 중심’으로 굳어지고 있다.
양곡정책이 주곡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문제는 다른 작목(전략작물)을 위한 정책들이 자립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쌀값이 안정되자 그간 한껏 힘을 쏟았던 콩 정책엔 후퇴(정부수매량 반토막 축소)가 일어났고, 그렇다고 콩 이외 다른 품목의 정책이 강화되는 움직임도 전무하다.
벼와 재배 대체효과가 없는 동계작목들은 더욱 소외돼 있는데, 전략작물직불금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하계작목이 통상 ha당 200만원대(최소 150만~최대 550만원)의 직불금을 받는 반면 동계작목은 50만원(밀은 100만원)에 그치고 있다. 전략작물직불제의 초점은 벼 재배를 대체할 하계작목, 특히 최근 새롭게 등장한 ‘수급조절용벼’에 절대적으로 맞춰져 있다.
쌀 수급만 안정되면 전략작물 정책은 완수되는 걸까? 여전히 50%에도 못 미치는 국가 식량자급률, 연간 1000만원 수준에 묶여 있는 가구당 농업소득, 좀체 덩치를 불리지 못하고 있는 국산 잡곡. 쌀에서 눈을 떼는 순간, 전략작물 정책 앞엔 아직도 거의 해결하지 못한 선명한 과제들이 드러난다.
전략작물 중에서도 특히 밀은 그 중요성을 더 말할 필요조차 없을 정도의 핵심 품목이다. 쌀의 아성을 넘볼 정도로 방대한 소비기반을 가졌음에도 99%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품목. ‘우리밀 살리기’가 오랜 시간 시민들의 운동으로 전개돼 왔고 결국 밀산업에 별도의 육성법까지 만들어지게 된 건 그 가치와 잠재력에 이미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국산밀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육성법과 육성계획이 무색하리만치 올해산 밀 재배면적은 지난해보다도 큰 폭으로 감소했고(9072→7009ha), 내년이라고 반등을 기대할 수도 없다. 농식품부의 전략작물 육성정책이 굉장히 불편하고 초조해야 하는 상황이다.
비록 쌀 수급에 기여하는 바가 없다 해도 밀은 반드시 총력을 기울여 육성해야 하는 품목이다. 내년도 정부 예산 논의가 본격화되는 시점에, 전략작물 육성의 가장 직관적·효율적 정책수단인 직불금에서부터 국산밀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조명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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