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토착 미생물을 활용한 발효 종균 개발이 확대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장류·주류·식초류 등 전통 발효식품에 활용할 토착 발효미생물을 발굴하고, 산업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맞춤형 발효 종균 개발을 추진 중이라고 15일 밝혔다.
농진청에 따르면 나고야의정서가 2018년 8월 시행되면서 생물유전자원을 이용하는 국가는 자원 제공국의 사전 승인을 받고 이용 과정에서 발생한 이익을 제공국과 공유해야 한다. 생물자원 주권 확보의 중요성이 커졌고, 국내 토착 미생물을 확보해 산업적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해진 배경이다.
이에 따라 장류·주류·식초류 등 전통 발효식품분야에선 고유의 맛과 향을 유지하면서도 품질을 균일하게 유지할 수 있는 국산 종균 개발 필요성이 커졌다.
농진청은 장류 등 전통 발효식품에서 유래한 효모·곰팡이·세균 등 유용 미생물 215개 균주를 확보했다. 확보한 균주는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 ‘씨앗은행(KACC)’을 통해 산업체와 연구기관에 분양 중이고, 앞으로도 매년 20개 균주를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지금껏 산업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발효 종균은 36종이 개발됐다. 최근 10년간 종균 업체와 발효식품 제조업체에 435건의 기술을 이전했고, 이 가운데 250건이 사업화됐다.
국산 종균을 적용하면 생산성도 높아진다. 바실러스 종균을 이용하면 기존 한 달 가까이 걸리던 메주 발효 기간을 2주로 줄일 수 있어 작업 효율이 50% 이상 향상된다. 토착 효모는 수입 효모보다 발효율이 36% 이상 높고 향기 성분 생성 능력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이전을 받은 업체의 해외 시장 진출도 이어졌다. 장류용 종균을 이전받은 ㄱ업체의 된장 제품은 올 3월 미국에 처음 수출됐고, 토착 효모를 활용해 전통주를 생산하는 ㄴ업체는 미국·호주·홍콩·베트남 등에 제품을 수출 중이다.
농진청은 앞으로 다양한 균주를 조합해 자연 발효에 가까운 풍미를 구현하는 종균 패키지 기술과 종균 활성 유지 기술도 개발할 계획이다.
발효미생물 정보 활용 기반도 넓히고 있다. 농진청은 발효 특성·기능성·안전성 등 1만8000여건의 정보를 데이터베이스(DB)로 구축했고, 215개 균주의 특성 정보를 공개했다. 앞으로는 이를 활용한 인공지능(AI) 기반 균주 추천 등 맞춤형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계기관과 협업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정부기관과 대학 등이 참여하는 민관 협의체를 운영하며 식용 근거와 안전성, 기능성 자료를 제공한 결과 최근 김치 유래 유산균 2종이 식품 원료로 신규 등재됐다.
박성우 농진청 식량원 식품자원개발부장은 “토착 발효미생물의 산업화는 수입 균주를 대체하고 케이푸드(K-Food·한국식품)의 세계 시장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며 "발효식품 업체들이 더욱 편리하고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국산 종균의 경제성과 현장 적용성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화성=정채원 기자 chae1@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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