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업신문= 강혜란 기자)
지난 20일 한국농기계글로벌센터 대강당에서 열린 ‘2026년 정부양곡 고품질화 교육’에서 기후위기와 국제 정세 변화 속 식량안보의 중요성과 정부양곡의 품질관리 필요성이 강조됐다.
이날 교육은 한태희 대한곡물협회 상무가 강사로 나서 쌀 산업의 변화와 식량안보, 정부양곡 관리체계 등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한 상무는 우리나라 쌀 산업의 역사와 양정정책의 변천 과정을 소개하며 식량안보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벼농사의 기원부터 통일벼 개발을 통한 쌀 자급 달성, 시장 개방과 양정개혁, 공익직불제 도입 등 우리나라 쌀 산업이 걸어온 변화를 짚으며 최근에는 기후위기와 국제 공급망 불안으로 식량을 국가 안보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계 쌀 시장의 특성도 소개했다. 한 상무는 쌀은 생산량 대부분이 생산국 내에서 소비되는 대표적인 ‘얇은 시장(thin market)’으로 국제 교역량이 전체 생산량의 9~10% 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주요 생산국의 흉작이나 수출 제한 조치만으로도 국제 가격이 급등할 수 있어 안정적인 국내 생산 기반과 비축체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식량안보를 위한 국가 비축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교육에서는 FAO가 연간 소비량의 17~18% 수준을 적정 비축 규모로 권고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연간 소비량의 20~25% 수준인 80만~100만톤의 쌀 비축을 목표로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한 중국은 식량안보를 국가안보로 규정하고 대규모 비축체계를 운영하고 있으며, 일본 역시 약 100만톤의 정부 비축미를 유지하는 등 주요 국가들도 식량안보 강화를 위해 비축 정책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국내 쌀 수급과 소비 변화도 함께 다뤘다. 교육자료에 따르면 가정 내 쌀 소비는 꾸준히 감소하는 반면 외식업체와 식품기업 등 사업체의 쌀 사용량은 증가하는 추세다. 또 올해 5월 기준 산지 쌀값은 20kg당 5만7273원으로 3월 중순 이후 하락세를 보였지만, 도매가격과 소매가격은 지난해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산 쌀 생산량 감소와 농협·민간RPC 재고 부족 등이 단기 가격 강세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정부양곡 관리체계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한 상무는 공공비축미와 시장격리곡, 수입쌀, 밀·콩 등 정부관리양곡의 운영 방식과 활용 체계를 소개하며 정부양곡이 평상시에는 군·복지용과 공공용으로 활용되고, 수급 불안 시에는 시장 안정 기능을 수행하는 핵심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신곡은 군수용과 복지용으로 공급되고, 구곡은 가공용과 수출, 해외 공여 등에 활용돼 적정 재고를 유지하는 구조도 함께 소개했다.
또 정부양곡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서는 비축뿐 아니라 매입부터 보관·가공·공급까지 전 과정에 걸친 체계적인 품질관리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정부양곡의 품질은 국민 신뢰와 직결되는 만큼 관리 기준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정부양곡의 품질 확보를 위한 관리 기준도 상세히 설명했다. 공공비축미는 매입 단계부터 수분, 제현율, 피해립 비율 등 엄격한 검사 기준을 적용하며, 도정 과정에서도 수분과 싸라기, 분상질립, 피해립 등을 기준으로 품질을 관리한다. 정부는 매입과 가공 과정마다 국정검사를 실시하고 시설 운영 기준과 품질관리 매뉴얼을 운영하는 한편, 보관·가공 기술 교육과 순회 점검을 지속하고 있다. 2025년부터는 정부양곡인 ‘나라미’와 시중 RPC 브랜드쌀의 품질평가도 실시하며 품질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 상무는 “기후위기와 국제 정세 변화로 식량안보의 중요성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라며 “정부양곡은 단순히 비축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 국민에게 안전하고 품질 좋은 쌀을 공급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양곡의 철저한 품질관리와 안정적인 관리체계는 국민 신뢰 확보는 물론 국가 식량안보를 지키는 기반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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