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여름 반복되는 장마가 달라졌다.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한 지역에 짧은 시간 동안 폭우가 집중되는 ‘극한 호우’가 일상화되면서, 재난의 양상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과거의 경험과 통계만으로는 위험을 예측하기 어려운 시대다.
이러한 변화는 재난 대응 방식의 전환을 요구한다. 피해가 발생한 뒤 복구하는 데 머물러서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없다. 이제는 위험을 미리 찾아 대비하는 ‘선제적 예방’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위험을 예측하는 ‘과학적 대응’이 재난관리의 새로운 기준이 되어야 한다.
농어촌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첫걸음은 농업생산기반시설의 안전성을 높이는 일이다. 한국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저수지와 양·배수장 등 많은 수리시설은 오랜 기간 농업용수를 공급하며 농업을 지탱해 왔지만, 시설 노후화와 기후변화가 맞물리면서 보다 높은 수준의 안전관리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 공사는 수리시설개보수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노후시설을 보수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후변화를 반영해 설계홍수량을 재산정하고 저수지 제방을 보강하며 물넘이와 방수로를 확장하는 등 시설의 구조적 안전성을 높이는 사업으로 올해도 저수지 및 용·배수로 등 611개 지구를 대상으로 보수·보강을 진행한다.
선제적 예방은 시설을 보강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위험 요인을 미리 찾아 제거하는 것도 중요한 재난관리의 출발점이다. 공사는 분기별로 전국 저수지를 대상으로 정기점검을 실시하는 한편, 집중 안전점검 대상으로 선정한 시설에 대해 민간 전문가와 지자체 등 함께하는 합동점검을 추진한다. 또한, 점검 과정에서 발견된 위험 요인은 현장에서 즉시 조치하거나 정밀안전진단과 보수·보강으로 연계해 사고를 사전에 차단한다.
아울러 집중호우 시 시설 내 인명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대책도 마련하고 있다. 공사는 저수지와 용·배수로 등 위험 구간에 출입 통제시설과 경고표지판, 긴급 구명환 등 안전대책시설을 설치하고, 위험 요인을 지속적으로 점검·보완하며 현장의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시설을 튼튼하게 다지는 것이 재난 대응의 토대라면, 디지털 기술은 재난 대응의 정확성과 신속성을 높이는 핵심 수단이다. 최근 국지성 집중호우가 빈번해지면서 눈으로 상황을 확인하고 경험에 의존하던 대응은 한계에 다다랐다. 위험을 예측하고 대응할 수 있는 과학적 관리체계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공사는 실시간 저수지 수위와 기상청 강우 자료를 활용한 인공지능(AI) 기반 수위예측모델을 운영한다. 다년간 축적한 수위 데이터를 AI로 학습시켜 향후 수위 변화를 예측하고, 관리자가 더 객관적이고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나아가 수위예측 결과를 활용한 홍수 예·경보체계를 구축해 위험수위 도달 가능성을 사전에 예측하고, 관계기관과 하류 주민에게 신속하게 정보를 전파하는 체계도 갖춰가고 있다. 이를 통해 주민 대피를 위한 골든타임을 확보한다.
기후위기는 앞으로도 더욱 복잡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재난을 가져올 것이다. 이러한 시대일수록 튼튼한 시설이라는 기반 위에 디지털 기술을 더해 재난을 예측하고 대응하는 체계를 갖추는 일이 중요하다. 선제적 예방과 과학적 대응은 선택이 아니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필수 전략이다.
한국농어촌공사는 올여름에도 전국 3,428개의 저수지를 비롯한 농업생산기반시설을 철저히 점검하는 한편 재난안전상황실을 중심으로 빈틈없는 대응체계를 갖추고 있다. 앞으로도 노후 시설의 지속적인 성능 개선과 AI 기반 재난관리 시스템 고도화를 통해 농어민과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안전한 농어촌을 만드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 나갈 것이다.
기사, 번역, 출처 또는 데이터에 문제가 있나요?
수정 요청 제출이 기사의 주제와 관련된 작물·수입·가격 정보는 추후 제공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