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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법인, 영농 규모화 정책 내 역할 재검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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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배면적 비중 2% 수준
임대차·직불금·세제 개선 제시

(한국농업신문=류민제 기자) 한국농촌경제연구원(원장 한두봉, 이하 농경연)이 영농 규모화 정책에서 농업법인의 역할과 기능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농업법인이 농작물 생산 규모 확대보다 유통·가공 중심으로 성장했고, 개인 경영체의 규모화도 빠르게 진행됐다는 분석이다.

농경연은 연구보고서 ‘농업법인의 농지 소유·이용 실태와 과제’를 통해 농업법인 제도가 협업적·기업적 경영을 전제로 설계됐으나 실제로는 대표와 가족이 중심을 이루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밝혔다.

농업법인은 당초 농작물 생산 규모화를 위한 수단으로 도입됐다. 그러나 실제로는 농작물 생산 규모를 늘리기보다 조합원이 생산한 농산물의 유통·가공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식으로 성장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재배면적에서 농업법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1% 수준에서 2024년에도 약 2%에 그쳤다. 지난 10년간 큰 변화가 없었다는 분석이다.

개인 경영체의 경작 규모도 빠르게 확대됐다. 재배 규모 10ha 이상 대규모 경영체가 경작하는 면적 가운데 농업법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11%로 나타났다.

50ha 이상 구간에서는 법인 비중이 다소 높아졌지만, 간척지처럼 농업법인이 접근하기 유리한 특수한 여건에서 비롯된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분석이다. 따라서 농업법인이 영농 규모화를 특별히 촉진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농업법인이 농지 소유를 확대하는 것만으로는 영농 규모화를 이루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여러 조합원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법인 명의로 농지를 소유하면 갈등이 발생할 수 있고, 농지를 소유한 조합원이 소유권을 법인에 넘길 유인도 크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류 절차와 직불금 조건, 상근 인력 부담 등도 농지 이양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농지를 법인에 넘기면 경영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인식도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 같은 영향으로 개별 경영체가 농지를 소유하고 농업법인은 임차 방식으로 농지를 이용하는 체계가 정착된 것으로 봤다. 실제 농업법인이 확보한 농지 면적의 70~80%는 출자나 구매가 아닌 임대차를 통해 조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업법인의 성장과 승계를 위한 제도 개선 필요성도 제기됐다. 현재 농업인과 동일하게 적용되는 상속·증여 제도는 농업법인의 장기적인 승계와 규모화를 제약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농지를 모두 현물출자하면 농업인 자격을 상실하는 제도도 농업인의 법인 전환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임대차 측면에서는 적정 규모의 장기 임대 농지가 부족하고, 직불금과 세제 혜택으로 토지 소유자가 임대를 꺼리는 현상이 주요 애로사항으로 꼽혔다.

연구진은 농업법인의 농지 접근성을 개선하려면 임대차 시장의 구조를 우선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장기 임대차 활성화 ▲직불금과 세제 개선 ▲농지 집적을 위한 제도 정비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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