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최근 “충분한 사회적 공론화 과정이 생략됐다”며 국가 반도체 산업 정책의 투명한 공론화와 사회적 합의 형성에 있어 역할 하겠다 나선 국무총리소속 사회대개혁위원회(위원장 박석운, 사개위)가 용인반도체국가산업단지 계획의 적합성 검증을 위한 토의를 지속하고 있다. 3회 연속으로 기획한 첫 토의의 장에선 용인부지의 계획에 전기·용수·주민수용성·탄소중립 등 대다수 기준에서 이렇다 할 적합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과 함께, 이를 원점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부각됐다.
국무총리소속 사회대개혁위원회는 지난 20일 이학영·정혜경 의원과 함께 ‘대한민국 반도체 국가산단 성공을 위한 과제’라는 제목으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토론회를 개최했다. 사개위는 전력·송전망·용수·주민수용성을 기준으로 현재 기확정된 반도체 국가산단 부지를 살피고, 재평가하기 위해 이날을 포함해 열흘간 3번에 걸쳐 토의의 장을 이어왔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정은호 전 한국전력 경제경영연구원장은 △국가 균형발전 △주민 수용성 확보 △무탄소 전력 확보 △용수자립 등 반도체국가산단이 지켜야 하는 원칙을 제시하고, 현재까지 드러난 내용을 토대로 용인을 배경으로 한 계획이 사실상 이를 거의 충족시키고 있지 못하고 있음을 설명했다.
예컨대 전력의 경우 총합 7GW 규모 수요량을 해결하기 위해 산단 내 LNG발전소 건설이 불가피한데, 국가 탄소중립 목표달성을 위한 계획에 역행할 수밖에 없는 요소다. 이 발전소들로 충족이 어려운 나머지 절반 이상의 수요를 위해선 대규모 송전선로를 지을 수밖에 없는데, 이로 인한 사회적 갈등도 심화하고 있다. 용수 확보 계획 역시 하천용수 위주로 짜여져, 대규모 공업·생활용수 부족을 야기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 전 원장은 “메가프로젝트 자체는 초격차 산업강국을 향한 도약이자 올바른 방향이나 정부에서 발표하고 지정했기 때문에 밀어붙이는 식이 아니라, 충분히 따지면서 나아가야 한다”라며 “속도전만이 능사는 아니라 생각한다. 과감한 속도전도 중요하지만, 무엇이 위험이고 어떻게 해결할 건지 따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 맥락에서 용인반도체국가산단은 지금이라도 비용·효과 임계점을 확인하고 필요하다면 중단·철수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는데, 일정 경과를 지난 일반산단과 아직 착공하지 못한 국가산단은 구별해봐야 한다는 인식도 내비쳤다.
이어진 토론에는 △김병권 녹색전환연구소장 △전의찬 세종대 기후에너지융합학과 교수 △김진수 국회 입법조사처 조사관 △정재성 순천대 토목공학과 교수 △이성학 한국전력공사 계통정책기획실장 △강경택 기후에너지환경부 전력산업정책과장이 참여했다. 하지만 이날 토론회의 제목 및 발제의 내용과 달리 대부분의 토론이 새로 지정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서남권반도체산업단지를 소재로 진행됐다.
용인 부지의 문제가 하나도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서남권반도체산단과 AI데이터센터까지 추진하고 있는 3대 메가프로젝트의 실현 가능성을 지적한 김병권 녹색전환연구소장, 산업단지 조성에 있어 정부의 발표 이후에야 ‘끼워맞추기식’ 기반시설 계획이 수립된다는 점과 더불어 정부의 불투명한 정보공개 관행을 지적하고 국가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강변한 김진수 국회 입법조사처 조사관의 토론 정도가 그나마 주제에 부합하다 볼 법 했다.
이에 반발하는 청중들은 물론, 박석운 사개위원장과 좌장을 맡은 전영환 홍익대 전자공학과 교수 모두 정부·한전에 이날 지적된 용인 부지의 적합성 및 송전선로 주민수용성 확보에 관한 견해를 요청했으나 양측 모두 이렇다 할 해명이나 눈에 띄는 반박은 없었다. 강경택 기후부 전력산업정책과장은 이에 관해 “현재 정부 정책 방향은 대통령을 모시고 발표했던 대로 용인 조기 완공, 그리고 추가로 전남에 조성한다 말할 수밖에 없다” 이상의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성학 한국전력 계통정책기획실장은 “에너지 전환 이후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지면 안정적으로 전기를 사용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라며 “전기 품질에 있어 중요한 수단 자체가 송전망 확충이고, 장기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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