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어민신문 김영민 기자]
한번 처리로 방제가 80.7%
병원균 밀도 억제 7주까지 지속
토양소독제 동시 처리 ‘효과 업’
무인항공 방제로 노동력 줄여
“배추는 작기가 60일 정도로 짧지만 키우는 내내 가장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작목입니다. 특히 지난해 정선 지역에 배추 무름병이 발생해 3분의 1 정도가 수확을 포기해 농업인들의 고충이 컸습니다. 올해는 토양훈증과 정식 전에 방제 약제를 사용했는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강원도 정선군 신동읍에서 만난 이상준 정선 고랭지채소연합회장의 하소연이다. 정선군 신동읍 방제2리 지역은 약 198만㎡(60만평)에서 배추가 재배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엔 3분의 1 정도인 66만㎡(20만평) 면적의 배추를 수확하지 못했다고 한다. 원인은 배추 무름병 때문.
배추 무름병은 토양에 존재하는 병원균으로부터 발병이 진행된다. 무름병과 함께 진행되는 뿌리혹병 역시 대표적인 토양병으로, 그만큼 방제가 어렵다. 무름병과 뿌리혹병은 통상 정식 이후 40일 정도에 확인이 가능한데, 농업인들이 무름병이 확인된 이후엔 방제를 해도 소용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배추 무름병은 비가 잦고 높은 습도로 인해 배추 생육 환경이 나빠지면 발생 우려가 커진다. 그러나 이상준 회장은 “정선군 신동읍 지역은 지난해 비가 자주 내리지 않았다”고 했다. 배추 무름병 발생 조건이 아님에도 지역의 배추 밭 3분의 1이 무름병 피해를 본 것을 두고 토양에 무름병 병원균 밀도가 높다는 것을 추정할 수 있다.
이에 이상준 회장은 올해 토양을 살리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했다. 토양 내 세균이나 잡병을 방제하기 위해 토양훈증제는 물론 퇴비도 살포했다. 여기에 더해 올해 경농의 무름병 방제제인 ‘뿌리엔’을 정식 전에 처리했다. 이에 대한 기대도 높다. 이 회장은 “올해는 비용이 들더라도 토양훈증도 하고 방제 약제도 사용을 했다. 올해는 정상 출하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무름병의 경우 생육기 관리만 이뤄져 정식 전 방제가 불가능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경농은 2025년 정식 전 처리가 가능한 뿌리엔을 개발해 출시했다. 무름병을 사후방제가 아닌 ‘사전방제로 전환’하자는 취지에서다. 뿌리엔의 장점은 약효 지속성이 오래 유지된다는 점이다. 한번 살포로 무름병 병원균의 밀도 억제가 7주까지 지속된다는 것이 경농 측의 설명이다. 특히 기존 무름병 방제약은 농업인이 직접 밭에 약제를 살포해야 했지만, 뿌리엔은 무인항공 방제가 가능해 노동력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약효의 지속성과 편리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것이 경농의 계획이다.
이는 경농의 시험결과에서도 나타났다. 뿌리엔을 한번만 처리했을 경우 무름병 방제가가 80.7%로 나타났으며, 토양소독제와 동시 처리했을 경우엔 방제가가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경농 역시 배추 무름병과 뿌리혹병 예방을 위해선 체계적인 토양 방제와 관리를 당부하고 있다. 현장 실증에서도 이러한 효과를 봤다. 올해 실증시험에 참여해 배추를 출하한 강원 평창의 농가는 “기존 약제로는 방제와 관리가 어려웠는데, 경농의 제품을 사용하면서 배추 무름병을 해소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남윤정 경농 마케팅본부 제품개발팀 PM은 “사실 토양병 방제가 가장 어렵다. 또한 기존엔 무름병 방제는 정식 전엔 약제가 없었는데, 뿌리엔은 정식 전 살포를 하면 충분한 방제 효과를 볼 수 있다”며 “무엇보다 토양훈증을 병행했을 경우엔 효과가 더 높다. 토양훈증은 토양을 개량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름병 발병이 심한 포장엔 토양훈증과 방제 약제인 뿌리엔을 처리하는 등의 체계적인 방식으로 방제해야 더 높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준 회장은 농업인의 토양관리를 당부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많은 배추 재배농가 대부분이 파종 이후 배추를 산지유통인에게 넘긴다. 이렇다보니 이후엔 어떠한 방제를 진행하는지 전혀 모른다”며 “적어도 내 땅 관리는 농업인 스스로 해야 한다. 오죽하면 작물이 농민의 발소리를 듣고 자란다고 하는가. 그만큼 작물과 토양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