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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이야기] 극강의 고소함…로큰롤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도 사랑한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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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가수 ‘엘비스 프레슬리’는 땅콩버터를 즐겨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게티이미지뱅크

야구선수 추신수가 미국 프로야구 마이너리그에 있을 때 지겹게 먹은 음식이 식빵과 땅콩버터였다고 한다. 지원이 열악하다보니 값싼 메뉴만 제공된 것으로 말하자면 ‘눈물 젖은 빵’이라고 할 수 있다.

땅콩버터는 미국 어린이의 급식이나 도시락에 흔히 오르는 음식이기도 하다. 식빵에 땅콩버터와 딸기잼 혹은 포도잼을 바른 샌드위치는 유명 애니메이션 ‘피너츠’에도 등장한다.

땅콩은 원래 남미 원주민이 길러온 작물로 백인 정복자가 들어오고 나서는 주로 미국 남부지역에서 흑인 노예가 먹는 솔푸드(soul food) 중 하나가 됐다.

목화농사로 지력이 쇠해진 땅에 땅콩을 심으면 다시 회복되는 효과가 있다. 한때는 땅콩이 과잉생산돼 가축 사료로 쓰이는 일도 있었지만 노예 출신이었던 조지 워싱턴 카버 박사가 땅콩의 다양한 활용법을 연구했다. 땅콩버터가 미국에서 대중화된 데에도 카버 박사가 영향을 미쳤다.

저렴한 서민 음식인 땅콩버터를 즐겨 먹은 유명인으로는 ‘로큰롤의 황제’로 불리는 엘비스 프레슬리도 있다. 엘비스 프레슬리는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의 흑인 거주지역에서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하지만 멤피스에서의 삶은 흑인 음악을 접하고 그가 음악가로 성장하는 데 큰 밑거름이 됐다고 한다.

로큰롤 스타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후에도 그는 호화로운 메뉴보다 땅콩버터 샌드위치를 비롯해 소박한 음식들을 즐겼다.

엘비스의 고향 멤피스에서는 지금도 그가 좋아했다는 샌드위치가 지역 명물로 남아 있다. 그의 이름을 딴 ‘엘비스 샌드위치’는 식빵에 땅콩버터를 바르고 얇게 썬 바나나와 베이컨을 얹어 앞뒤를 지진 토스트 형태의 요리다.

그런가 하면 엘비스가 전용기까지 타고 먹으러 갔다는 ‘풀스 골드’ 샌드위치도 있다. 콜로라도주 덴버의 ‘마인 컴퍼니’라는 레스토랑이 원조라고 한다.

바게트 형태의 긴 빵에 버터를 바르고 땅콩버터와 블루베리잼을 한통씩 채운 후 튀긴 베이컨을 곁들인다. 샌드위치 한개의 열량이 무려 5000㎉가 넘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엘비스가 42세로 단명한 데는 이런 폭식의 영향이 컸을 것이다. 다만 땅콩 하나로만 본다면 단일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오히려 심혈관 질환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땅콩도 콩의 일종인 만큼 단백질이 풍부하며, 시판 땅콩버터는 정크푸드(junk food) 같은 인상과 달리 오히려 첨가물이 적은 음식에 속한다.

다른 견과류와 달리 땅콩은 땅속에서 자라기 때문에 감자처럼 덩이줄기를 식용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로는 꽃이 수정된 후 줄기가 아래로 자라면서 땅속을 파고들어 열매를 맺는 것이다.

땅콩을 ‘낙화생(落花生)’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남미 원산의 땅콩은 청나라 시기 동아시아로 전래됐으며, 조선 정조 때 실학자 이덕무가 종자를 가져온 적이 있으나 재배에는 실패했다고 전해진다.

본격적으로 우리나라에 유입된 것은 일제강점기로 추정되는데 1940년대 육당 최남선이 펴낸 ‘조선상식문답’에 “요즘은 호두·잣 같은 부럼을 깨물 때 낙화생도 많이 먹는다”는 언급이 있다.

한국에서 땅콩은 볶아서 간식으로 먹는 방법이 가장 흔한데 경상도에서는 생땅콩을 그대로 삶아 먹기도 한다. 콩 대신 간장을 넣고 자반으로 만들어도 좋다. 최근에는 콩국수에 고소한 맛을 더하기 위해 땅콩버터를 넣는 것처럼 다양한 활용법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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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진 맛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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