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김재영 기자]
경남 지역 농민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이 기후 재난과 심각한 지방소멸 위기에 맞서, 농민 생존권 수호와 ‘경남형 농어촌기본소득’ 완성을 위한 본격적인 행동에 나섰다. 진보 농민단체들은 지난 28일 농민 조직 재편과 주민발의 조례 제정을 위한 굵직한 일정들을 연이어 진행했다.
“농민 스스로 연대해 식량주권 수호”… ‘경남 농민의 길’ 당당히 출범
지난 28일 경남농업인회관 1층 대회의실에서는 경남 지역 진보적 농민단체들이 ‘국민과함께하는경남농민의길(경남농민의길)’ 창립총회를 열고 연합농민단체의 공식 출범을 선언했다. 이날 총회에는 (사)경상남도친환경농업협회, (사)전국마늘생산자협회 경남지부, (사)전국쌀생산자협회 경남본부, (사)전국양파생산자협회 경남지부,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전여농) 경남연합,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부산경남연맹 6개 단체 대의원 30여명이 참석했다. 양태종 경남친환경농업협회 회장이 임시의장을 맡은 가운데, 박갑상 전농 부산경남연맹 의장이 첫 상임대표로 선출됐다.
집행위원장은 전주환 전농 부산경남연맹 사무처장이 맡아 조직을 이끌게 됐다. ‘경남농민의 길’은 창립선언문을 통해 “신자유주의 개방농정 속에 농산물 가격 폭락과 생산비 폭등, 농가부채 누적으로 농가는 소멸 위기에 다다랐다”며 “특히 전체 예산 대비 농업예산 비중과 농업소득 모두 꼴찌인 경남의 현실 속에서 농민 스스로가 연대하고 투쟁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다”고 출범 취지를 명확히 했다.
노동·시민사회 합세한 ‘조례제정운동본부’ 기자회견… 주민발의 서명운동 돌입
창립총회에 이어 같은 날, 경상남도의회 브리핑룸에서는 노동·시민사회까지 합세한 ‘경상남도 농어촌기본소득 조례 제정 주민발의 선포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는 농민단체들뿐만 아니라 경남기본사회위원회, 경남먹거리연대, 경남여성연대, 경남진보연합, 농어촌기본소득경남연합,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 서부경남민주개혁협의회 등 노동·시민사회단체가 대거 참여해 결성한 ‘경상남도 농어촌기본소득 조례제정운동본부’의 출범과 연대를 알리는 자리였다.
청구인 대표자로 나선 박갑상 전농 부경연맹 의장, 제미애 전여농 경남연합 회장, 김성 농어촌기본소득 경남연합 대표, 안석태 민주노총 경남본부 부본부장, 전옥희 경남여성연대 대표, 이병하 경남진보연합 대표 6인이 공동으로 상임대표를 맡는다. 운동본부는 법정 최소 청구 요건인 1만4000명(청구권자 총수의 1/100)을 넘어, 향후 6개월간 온·오프라인 서명을 통해 ‘10만명 이상의 도민 서명’을 조직하고 행정과 도의회의 행동을 강제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기자회견 직후 운동본부는 도의회에 청구서를 접수하고 대표자증명서 교부 신청을 마쳤다. 박갑상 청구인대표는 모두발언에서 “농어촌기본소득은 소멸 위기에 직면한 농어촌과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시대적 대세”라며 “군 단위뿐만 아니라 시 단위 농어촌 지역도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담아 대대적인 서명운동을 펼칠 것이다”라고 밝혔다.
각계발언도 이어졌다. 김성 농어촌기본소득 경남연합 대표는 “기후위기와 생산비 폭등, 농촌 고령화라는 전방위적 위기 속에서 농어촌기본소득은 단순한 시혜성 지원이 아니라 농촌의 존립을 유지하는 핵심 정책”이라며 “농어촌을 살려야 국가의 식량주권도 지켜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옥희 경남여성연대 대표는 “의료·문화·복지 인프라가 열악한 농촌에서 돌봄과 생계 부담을 짊어진 여성들의 삶은 더욱 심각하다”며 “농어촌기본소득은 여성과 가족이 농촌을 떠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삶을 이어나갈 수 있는 든든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노동계를 대표해서 발언한 안석태 민주노총 경남본부 부본부장은 “농민과 노동자는 지역경제를 함께 지탱하는 두 축”이라며 “농어촌 소득 증가는 지역 상권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만큼, 농민이 살아야 노동자도 함께 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병하 경남진보연합 상임대표는 “이번 조례청구는 특정 단체의 요구를 넘어 주민이 직접 정책을 만드는 민주주의의 가치를 실현하는 도민 운동”이라며 “도민의 단결된 힘으로 경남의 미래를 바꾸자”고 대대적인 서명 참여를 호소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 운동본부는 연이어 대표자회의를 개최하고, 향후 세부 사업계획과 구체적인 서명운동 조직화 방안을 논의했다. 운동본부는 이번 대표자회의 결과를 바탕으로 경남 전역의 시·군별 서명 거점을 확보하고, 범도민적 공감대 확산을 위한 선전·홍보 활동 및 연대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