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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 하락' 무·배춧값 잔혹사···고랭지채소의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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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한의진 기자]

지난 28일 강원 평창군 진부면의 들녘에서 제때 수확하지 못한 배추들이 짓물러가고 있다.
지난 28일 강원 평창군 진부면의 들녘에서 제때 수확하지 못한 배추들이 짓물러가고 있다.

 

“내비렀어. 늦어서 못 써 이젠. 올해는 (재배가) 괜찮게 됐는데, 제때 수확을 못했어. 시세가 없으니까··· 나이 먹으니까 망가지지. 약도 못 치고 내비렀어.”

“보다시피 골라서 (산지폐기) 작업을 하고 있지만 3분의 1도 못 가져가고 있어. 값 좋을 때는 다 쓸 것들인데···.”

지난 28일, 강원 평창군 진부면에서는 수확을 하지 않아 모든 배추가 짓물러가는 밭을 여럿 볼 수 있었다. 무도 마찬가지다. 산지폐기 후 두 동강난 작물들이 굴러다니는 밭이 부지기수였다. 운송비조차 건지지 못하는 가격 때문에 멀쩡한 농산물을 버려야 하는 농민들은 속상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강원도 농민들은 여름이면 반복되는 이상기후와 병충해로 큰 손실을 입고 올해는 폭락한 시세로 산지폐기를 이어가고 있다. 농민들은 정부 정책이 현재 물가안정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을 뿐 가격 폭락 시 대책이 없다는 데 입을 모았고, 작목전환 등으로 감소하고 있는 고랭지 무·배추 재배면적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지난 28일 강원 평창군 진부면에서 무를 재배하는 농민 양봉일씨(70)가 노동자들과 산지폐기 후 현장을 정리하고 있다.
지난 28일 강원 평창군 진부면에서 무를 재배하는 농민 양봉일씨(70)가 노동자들과 산지폐기 후 현장을 정리하고 있다.

 

가격 폭락에 잔혹한 7월

30일 기준, 가락시장에서 경락된 배추 10kg 상품 한 망(3포기)의 7월 평균 가격은 6000원대를 겨우 회복한 모습이다. 1~30일 평균 가격은 6264원으로, 7월 5주차(27~30일) 들어 시세가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전년 대비 60%, 평년 대비 65%에 불과한 수준이다.

3월부터 계속해서 평년보다 낮은 가격을 보인 배추와 달리, 무는 7월 들어 약세가 두드러졌다. 1~30일 가락시장에서 경락된 상품 20kg들이 한 상자 평균 가격은 1만703원으로, 평년 가격인 1만4395원의 74%에 불과하다. 7월 5주차(27~30일) 평균 가격은 8834원으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배추 가격이 계속 바닥을 밑도는 이유로는 지난해 가을부터 이어진 소비 부진과 배추 저장량 증가, 수입산 김치 사용 증가 등이 꼽힌다. 거기에 일부 지역에서 기온 상승으로 여름배추 정식 기간이 앞당겨졌고, 지역간 출하 시기가 겹쳐 7월 유독 가격 하락이 두드러졌다는 것이 현장의 분석이다.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 또한 정부의 봄배추 저장물량 출하 시 꺾일지 모른다는 평가가 많다.

무 가격 역시 소비 부진과 함께 봄무·월동무 저장물량이 증가했다는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됐다. 올 전반기 배추에 비해서는 시세가 높았으나 상하품 가격차가 컸고, 7월까지 출하가 길어진 제주 월동무 저장량과 비교적 작황이 좋았던 6·7월 늘어난 생산량이 맞물려 본격적인 가격 하락이 이뤄졌다는 평가다.

지난 28일 강원 평창군 진부면의 들녘에서 시장으로 출하되지 못한 무들이 나뒹굴고 있다.
지난 28일 강원 평창군 진부면의 들녘에서 시장으로 출하되지 못한 무들이 나뒹굴고 있다.

 

여름무·배추, 계속 만나볼 수 있을까

“현재 채소가격안정제에 참여하고 있는 농가들은 1차 폐기를 했고, 7월 말에는 2차로 배추 2000톤과 함께 무도 6000톤 폐기하는 것으로 의결이 됐어요. 시세가 회복되길 바라면서 하고는 있는데, 효과가 있을지 없을지는 저희도 장담을 못 해요.”

지난 28일 김시갑 강원도무·배추공동출하협의회 회장은 가격에 대한 보장이 없으니 고랭지 무·배추 농민들이 어쩔 수 없이 양배추로 전환하는 등 재배면적을 줄이고 있다고 토로했다.

같은 날 정덕교 (사)고랭지채소강원도연합회 회장은 정부의 정책에 가격 하락 시 보전방안이 미비하다고 지적했다.

“값이 없을 때 대책이 없습니다. 여름배추의 98%를 생산하는 우리 강원도 고랭지 농민들이 3000~4000가구 정도 됩니다. 배추 가격이 이렇게까지 폭락하는데 대책이 없다는 것은 국가가 소수의 국민을 대상으로 핍박, 겁박하는 것이라고 볼 수 밖에요.”

아울러 정 회장은 7월 상순 이후 고랭지배추를 저장해 공급하면 소비자들도 신선한 배추를 받을 수 있고, 분산파종도 가능해져 8·9월 가격 흐름도 원활해질 것이라며 현재 봄배추 위주인 정부 수매비축 정책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지난 28일 강원 강릉시 왕산면 안반데기 들녘에서 한 농민이 농사를 짓고 있다.
지난 28일 강원 강릉시 왕산면 안반데기 들녘에서 한 농민이 농사를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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