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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바우처, 먹거리기본권과 공정가격의 마중물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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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농식품바우처 계획의 지원 대상·기간 확대는 반가운 진전이다. 농식품바우처는 정부가 되풀이해온 물가 대책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궤도를 걷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바우처 지원액 중 식품소비 순증액 비중은 34.1%로 현금성 지원의 세 배를 웃돌았고, 건강식생활지수 개선과 1529억원의 농업생산액 증대 효과도 확인됐다.

이는 정부가 즐겨 쓰는 농할(농축산물 할인지원)이나 할당관세와는 질적으로 다르다. 감사원은 농할 사업이 소비자보다 대형 유통업체에 혜택을 몰아줬다고 지적했고, 할인 직전 가격을 올려 행사로 포장한 사례도 드러났다. 유통 구조에 기대는 간접 지원은 중간에서 혜택이 새기 쉽지만, 바우처는 소비자와 국산 농산물을 직접 연결해 혜택이 고스란히 취약계층 밥상과 농산물 소비로 이어진다.

이 차이는 농산물 가격이 바닥을 치는 요즘 더 중요하다. 농할이나 할당관세는 소비자가격 억누르기에만 매달리다 보니 주변 농산물 가격까지 끌어내리고, 행사 종료 후엔 평소 가격이 비싸다는 착각을 남겨 소비를 위축시키기도 한다. 반면 농식품바우처는 매달 연중 신선 농산물 수요를 만들어 산지 가격 급락을 완충하는 방파제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현재의 농식품바우처가 완성형인 것은 아니다. 예비타당성조사 당시 제시된 규모(1조2700억원대)에 비해 실제 편성액(1544억원)은 부족하고, 시범사업보다 대상이 좁아진 점과 농촌 접근성 문제도 남아 있다. 바우처는 구매력 지원일 뿐 정부가 제값에 사서 공급하는 공정가격 보장 제도는 아니며, 대형마트 유통망 의존은 예산이 유통 수수료로 흡수될 위험도 안고 있다.

농산물 가격 폭락으로 신음하는 농촌을 살리는 길은 효과도 불투명한 할인·관세 정책 반복에 있지 않다. 정부는 유통업체 배만 불린 농할 예산을 개편해 바우처 대상을 기준중위소득 50% 이하 전 계층으로 넓히고, 로컬푸드 직거래·공공 유통체계와도 결합해야 한다. 그래야 바우처가 취약계층의 먹거리 권리와 농민의 공정한 가격을 함께 지키는 진정한 마중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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